토스, 오늘의집, LF... 잘 나가는 브랜드는 왜 채널을 계속 쪼갤까?

선우의성

by. 선우의성

26. 06. 22


롯데홈쇼핑은 유튜브 채널을 하나로 운영하지 않습니다. <롯데홈쇼핑 롯튜브>는 50대를, 또 다른 채널 <내내스튜디오>는 2030 세대를 메인 타겟으로 하죠.


  

왜 이렇게 나눌까요? '콘텐츠를 커머스로 연결하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겟을 더 세분화한 겁니다. 50대와 2030세대에게는 같은 콘텐츠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나의 채널에 여러 세대를 담으려 하면 결국 어느 쪽도 제대로 잡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채널을 목적과 타겟에 따라 분화한 거예요. <내내스튜디오>는 빠니보틀의 24시간 소개팅 같은 콘텐츠로 젊은 층을 끌어모으고, 그 관심을 상품 판매로 연결합니다. "영 타겟에게 닿아, 커머스로 연결한다." 이 채널의 목적은 분명해요.


오늘 하려는 이야기가 바로 이거예요. 잘 되는 브랜드일수록 채널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나눕니다.



브랜드 채널은 이제 '미디어'입니다

과거 기업의 유튜브는 채널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그 하나에 모든 걸 담았거든요. 브랜드 스토리도, 신제품 소개도, 이벤트도요. 회사 이름 아래에 백화점처럼 모든 콘텐츠를 진열해두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한 채널에 모든 목적을 담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채널의 컨셉이 흐려지기 때문이에요. "이 채널은 뭐 하는 채널이지?"라는 질문에 한 줄로 답할 수 없게 됩니다.




컨셉이 흐려지면 추천 알고리즘도 누구에게 보여줘야 할지 헷갈리게 되고, 구독자 역시 혼란스러워져요. 무엇을 기대하고 구독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죠. 결과는 명확합니다. 어느 목표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브랜드 채널은 이제 홍보 창구가 아닙니다. 하나의 미디어예요. 미디어라면 방송국처럼 운영해야 합니다. 목적과 시청자에 따라 채널을 나누고, 각 채널에 맞는 편성을 가져가는 방식이에요.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로 설계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브랜드 채널의 포트폴리오는 이렇게 설계합니다

채널마다 역할이 달라요. 그리고 역할이 다르면, 평가하는 잣대도 달라야 해요. 메인 채널은 '브랜드'를 맡습니다. 브랜드 스토리와 캠페인, 기업의 철학까지. 회사가 무엇을 믿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예요.


서브 채널(부캐)은 '실험과 도달'을 맡습니다. 새로운 톤과 새로운 포맷, 새로운 타겟을 다루죠. 메인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것을 부캐가 대신합니다. 인스타그램은 '퍼널 앞단'을 맡아요. 첫인상과 인지, 유입을 만드는 역할입니다. 브랜드를 처음 마주치는 접점이기도 해요.


각 채널은 각자의 목표를 갖습니다. 이렇게 역할이 나뉘면 채널 컨셉이 뾰족해지고, 타겟이 명확해지며, 각 채널의 목표 달성도 자연스러워져요. 핵심은 여기 있습니다. 부캐 채널은 '재미있는 캐릭터'가 아니에요. 포트폴리오 안에서 제 역할을 맡은, 목적이 뚜렷한 채널이에요.

 


뾰족한 채널 컨셉은 목표, 부캐 채널은 결과입니다

브랜드 채널의 핵심은 컨셉의 뾰족함입니다. 그래야만 목적을 달성하고, 팬덤을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뾰족한 채널 컨셉을 위해서, 자연스럽게 부캐 채널을 만들게 됩니다. 분화된 다양한 브랜드 채널별로 목적을 나눠서 운영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운영하게 되는 겁니다.

 


① 니치한 타겟을 위해 태어났다
- 오늘의집 <KNOW ME:취향세대>

사진 : KNOW ME:취향세대(취향세대) 유튜브 채널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가 만든 부캐 채널입니다. 물론 오늘의집 공식 채널은 따로 있어요.


그렇다면 왜 부캐 채널을 만들었을까요? 기존 <오늘의집> 유튜브보다 더 니치한 타겟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두 채널 모두 '사람들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키워드로 삼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오늘의집의 주요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한다는 점에서는 같아요. 다만 롯데홈쇼핑 사례처럼 타겟이 다르기 때문에 채널을 분화한 거죠.


타겟이 세분화될수록 채널 컨셉은 더욱 뾰족해집니다. 그리고 그만큼 더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돼요.

 


② 1인 가구의 공감대를 얻어라!
- 한샘 <안녕한샘요>

사진 : 안녕한샘요 유튜브 채널

 

한샘의 <안녕한샘요>는 <일일칠>의 초창기처럼 브랜드명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독신의 삶, 결혼 장려 캠프 등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예능 형태로 담아내요.


결국 중요한 것은 핵심 타겟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겁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팬덤을 쌓아가는 것이 이 채널의 목표예요. 콘텐츠 안에는 한샘의 상품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뿐입니다.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콘텐츠 경험 속에 녹여내는 방식이죠.


팬덤이 충분히 쌓였을 때, 이 채널은 한샘 상품의 마케팅 채널로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됩니다.



③ 매거진 포맷으로 주요 브랜드의 인지를 확장한다
- LF <9to6 매거진>

사진 : 나인투식스 매거진 인스타그램 채널

 

헤지스, 닥스를 보유한 패션 대기업 LF. 하지만 '9to6 매거진'에는 LF가 앞에 없습니다.


2024년 인스타그램으로 출발한 이 채널은 20대 에디터들이 패션 트렌드를 실제 입을 수 있는 스타일링으로 풀어냅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접점에서 젊은 세대에게 브랜드의 첫인상을 만드는, 퍼널 앞단의 역할을 맡고 있어요.


목적은 분명해요. 2030에 닿는 겁니다. 대기업의 언어가 아니라 또래의 언어로 패션을 큐레이션 해요. 그 뾰족함의 결과도 분명합니다. 지드래곤이 직접 '좋아요'를 누르는 채널이 되었어요.

 


④ '콘텐츠에 진심'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다
- SK브로드밴드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사진 :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유튜브 채널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영화를 깊고 다양한 관점으로 해설하는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송강호, 박찬욱, 제임스 카메론까지 게스트로 출연하며 구독자 80만 명을 넘겼습니다.


이 채널의 목적은 '콘텐츠에 진심'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 거예요. 통신 서비스를 홍보하는 대신 영화를 깊이 있게 다루며, 'B tv는 콘텐츠에 진심'이라는 인식을 만들어갑니다.


이동진이라는 화자가 '영화 깊게 보기'라는 하나의 목적을 끌고 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브랜드의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쌓여갑니다.


채널을 나눈 건 이들만이 아닙니다.

 


⑤ 토스 <머니그라피>

사진 : 머니그라피 인스타그램 채널

브랜드 미션을 전하기 위한 채널이에요. 기업 소식을 알리는 공식 채널과는 별개로, 토스를 직접 팔기보다 '금융을 쉽게'라는 메시지를 콘텐츠로 풀어냅니다.

 


⑥ 미래엔 <현재엔>

사진 : 현재엔 인스타그램 채널

대중 접점을 넓히기 위한 채널입니다. 교과서 발행 1위 기업의 공식 채널이 회사 소식을 맡는다면, '현재엔'은 트렌드와 숏폼, 인플루언서 협업을 담당하죠.

 


⑦ 동아일보 <몰댄룩>

젊은 독자를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이에요. 신문사의 막내들이 운영하는 디깅 채널로서, 딱딱한 언론사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독자에게 첫인상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사진 : 몰댄룩 인스타그램 채널


브랜드 미션, 대중 접점, 젊은 독자 등 각각의 목적에 맞춘 뾰족한 컨셉을 갖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전략이란 하나의 정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목적과 타겟에 맞게 채널을 나누는 겁니다. 채널을 나눴기 때문에 각 부캐가 뾰족해지고, 뾰족하기 때문에 사랑받게 돼요.



실행이 쉬워질수록 설계가 중요해집니다

이제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점점 쉬워지고 있습니다. AI가 실행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기 때문이에요. 콘텐츠 한 편을 만드는 비용이 계속 낮아질수록,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무엇을, 어디에, 왜 올릴 것인가."


실행이 흔해진 시대에 차이를 만드는 건 결국 설계입니다. 채널을 어떻게 나누고, 각 채널에 무엇을 맡길지를 정하는 일. 그 기획이 경쟁력이 돼요. 부캐는 회사를 숨기는 기술이 아니라, 목적을 나누는 설계입니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지금 하나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나요? 아니면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나요?



※ 이 글의 원고는 유크랩(유튜브 마케팅 컴퍼니) 선우의성 대표님이 제공해 주셨으며, 편집은 큐레터가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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