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네이버 다음으로 떠오르는 이커머스 강자?

박승준

by. 박승준

25. 05. 09


토스가 색다른 방식으로 쇼핑 채널을 가꾸고 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간편송금 정도의 기능만 제공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금융업계에서 편리함의 아이콘이 된 곳이죠. 저는 은행에 간지 꽤 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토스쇼핑이 커머스 업계를 혁신할까요?



토스 쇼핑은 뭐가 다른가요?

먼저 완전히 ‘탐색’ 기능에 초점을 맞췄어요. 지금까지는 쇼핑 방식이 주로 구매하고 싶은 상품을 찾는 ‘검색’이나 찾기 쉽게 만든 ‘리스트’ 형식이 기본 형태였다면요. 최근에는 사용자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추천하거나, 콘텐츠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쇼핑 방식이 대세죠.


그리고 토스는 한술 더 떠서 쇼핑을 아예 개인에게 맞춰버렸어요. 사용자의 관심사와 소비 패턴과 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쇼핑 홈 화면을 실시간으로 바꿉니다. 토스 앱을 키고, 토스쇼핑을 누르면 나에게 개인화된 홈 화면이 뜨는 거예요. 이런 형태가 가능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토스가 금융앱으로서 소비자의 결제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진: 토스쇼핑

토스의 전체 가입자 수는 2800만 명이고 토스는 이들이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토스쇼핑은 갑자기 생겨난 서비스가 아니죠. 이미 2023년부터 토스 공동구매라는 이름으로 커머스 기능을 시험하고 있었고, 이때도 오로지 토스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하게 했습니다. 간편결제로 이어지는 회원과 데이터를 모으겠다는 목표도 있었지만, 토스 쇼핑의 탄생에도 도움이 됐을 거예요.



매달 2480만 명이 찾는 슈퍼앱

두 번째 차별점은 ‘광고’를 통한 수익 구조입니다. 보통 이커머스 플랫폼은 광고를 통해 유입된 거래라고 하더라도 판매자에게 또 수수료를 받아요. 최근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바뀌는 수수료 구조처럼요. 쇼핑검색광고, 파워링크 등을 통해 판매된 거래액도 0.91%~1.82%의 수수료를 네이버에게 내야 합니다. 다만, 네이버는 마케팅으로 이미 네이버 스토어의 판매를 촉진한다고 해서 기존 수수료보다는 줄여주는 형태예요.

👉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수수료가 바뀐다고요?


토스는 이 구조를 이중과금이라고 보고, CPC(상품 성과형) 광고 유입에 대해서는 판매수수료를 아예 없앱니다. 장기적으로는 판매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하고요. 토스가 이렇게 판매자 친화적으로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건, 판매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이미 수익에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분화된 토스애즈 광고 상품 (사진: 토스애즈)


토스 앱은 MAU가 2480만 명에 달하고 올해 1월 기준, 약 800만 명이 토스쇼핑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국내 커머스 플랫폼 중에서는 11번가(781만 명), G마켓(543만 명)보다 높죠. 이미 광고 수익만으로도 괜찮은 돈을 벌 수 있어요. 토스 애즈에 대한 정확한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3년 11월에만 123억 원의 광고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지금은 리테일 미디어의 이익을 높이는 개편도 진행 중이라고 하고요.


여기다 토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만들어냈습니다. 덕분에 정산금을 오래 쥐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 정산은 이틀 만에 진행되고요. 수수료 의존도가 낮으니 판매자에게 베풀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거죠.



쿠팡이나 네이버에 위협이 될까요?

목적이 다르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쿠팡의 강력한 경쟁력인 ‘물류’라든지, 네이버의 압도적인 트래픽과 거기서 나오는 광고 수익과 같은 ‘플랫폼 경쟁력’은 이미 따라잡기 어렵고요. 토스의 뿌리가 금융앱이라는 걸 고려하면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없죠.


다만, 토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은 가능합니다. 토스는 높은 트래픽을 바탕으로 커머스 기능을 제공해 의미 있는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고요. 토스가 커머스를 시작한, 원래의 목적이었던 이들의 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요. 게다가 온·오프라인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와 같은 페이 경쟁에서 토스페이의 영향력을 늘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죠.


그리고 토스 앱에서는 토스페이→ 토스쇼핑 + 추가적인 토스광고, 데이터를 활용한 토스 금융상품 추천 등 생태계가 만들어져요.



여기다 토스는 특기가 있어요. 이벤트를 운영한다거나, UI/UX를 최적화해 고객들이 토스 앱에 계속 접속하게 하는 걸 잘하죠. 대표적인 게 ‘고양이 키우기’예요. 일종의 게이미피케이션인데, 이 고양이를 키우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죠. 토스쇼핑은 고양이 키우기를 활용해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사료와 장난감 등을 주기도 합니다. 콘텐츠를 쓰면서도 토스쇼핑에 들어갔는데, 스크롤을 내리면 초가 줄어들고 50초를 보면 4원을 주더라고요. 이런 부분 때문에 돈으로 유입을 사는 거 아니냐는 논란은 있지만요.


이처럼 토스는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앱에 긴 시간 머물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갑자기 토스쇼핑의 매출이 비약적으로 성장해 국내 1, 2위를 다투기에는 쿠팡과 네이버가 너무 굳건한 상황이지만요.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들에게는 이탈하는 소비자에게는 좋은 대안이, 판매자에게는 수수료 부담이 적은 상생 채널이 될 것으로 보여요.


토스는 올해 판매자를 30만 명으로, 상품을 2억 개로 늘리는 게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리고 이번에 토스가 1,000명대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데 광고와 커머스에 전문성이 있는 서버 개발자도 집중 채용 중이에요. 특히 1차 면접자 전원에게 100만 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건 걸 보면, 토스가 커머스 시장에 꽤 진심이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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