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광고보면 쿠팡플레이 무료! 쿠팡에게 이득인 이유

박승준

by. 박승준

25. 05. 16


쿠팡의 OTT서비스 쿠팡플레이가 무료로 전환된다고 하죠. 광고를 보더라도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개념은 OTT 최초라고 해요. 쿠팡이츠에서 유료 회원(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면서 배달앱 시장의 치킨게임을 벌였던 것처럼 콘텐츠 시장을 흔들 파격적인 시도예요. 플랫폼들의 콘텐츠 제휴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라면 더더욱이요.



광고 보면 쿠팡플레이 무료

간단히 설명하자면요. 6월부터 쿠팡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회원이라면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국내외 TV시리즈, 최신 영화, 스포츠 등 대다수의 콘텐츠가 해당되며, 광고가 함께 나오는데요. 영상 광고는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지만 흐름을 깨지 않도록 설계된다고 해요.


쿠팡 회원은 6월부터 쿠팡플레이 무료 (사진: 쿠팡 뉴스룸)


기존 유료 회원에게는 대신에 4K 고화질 스트리밍과 멀티채널 오디오를 순차적으로 지원합니다. 현장 방청 기회나 최신 영화도 무료로 볼 수 있는 등 혜택도 있을 거라 하고요.


한편, 최신 영화, 해외 드라마, 스포츠 등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에게 월 정액제 서비스 ‘패스(PASS)’도 도입하는데요. 과거에 이야기가 나왔던, 상영하고 있는 영화를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게 만든다는 ‘쿠플시네마’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쿠팡플레이는 경쟁 OTT에 비해 스포츠 중계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축구 중계를 보려고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프리미어리그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2025/26시즌부터는 전 경기를 독점 생중계하면서 ‘완전히 스포츠 중계쪽으로 전략을 가져가는구나’싶었죠. 또한 유료 회원들에게 쿠팡플레이라는 OTT를 무료로 얹어주는, 멤버십 혜택 차별화 포인트로도 활용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걸 무료로 푼다는 거예요.


그 이유가 무엇일지 몇 가지 추측을 해봤습니다.


① 이대로 가면 승산이 없을 거라 판단했다

쿠팡플레이가 경쟁력이 없어서 망할 거란 뜻은 아닙니다. 4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MAU는 682만 명으로 넷플릭스(1406만 명)에 이어 2위, 티빙(650만 명)은 3위거든요. 다만, 이 수치는 쿠팡의 유료 회원의 반사이익을 누렸을 확률이 높아요. 1400만 명 이상으로 알려진 유료 회원의 멤버십 비용 월 7,890원에 포함된 혜택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결국엔 유료 회원을 기반으로 탄탄하게 유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요. 쿠팡플레이만 딱 떼놓고 본다면 다른 OTT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긴 어렵습니다. 공식적인 집계는 없지만, 콘텐츠 개수가 비교적 적고요.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가족계획'과 같이 인기 콘텐츠를 빼면 오리지널 콘텐츠는 스포츠 중심입니다. 어쩔 수 없어요. 유료 회원의 추가 혜택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방향성 자체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OTT만으로는 1위 사업자가 되는 건 어렵다는 거예요.



② 고객의 시간을 뺏겠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 요금제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리고 요금을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죠.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는 출시가 3년도 채 되지 않아 누적 가입자가 1억 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최근 반년 만에는 2,400만 명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덕분에 쿠팡플레이의 무료화가 더 빛나게 됐습니다.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거니까요.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 (사진: 넷플릭스)


결국 쿠팡은 이번 결정을 통해 2위 자리를 완전히 굳히고, 무료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의 시간 뺏기 싸움에 입장하게 됐습니다. 콘텐츠 경쟁력은 비교적 약할 수 있지만요. 고물가에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에 이용자가 쏠린 것만 보더라도 무료가 된 쿠팡플레이로 트래픽이 유의미하게 몰릴 거란 기대가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배달의민족이 티빙과 제휴를 검토 중이고, 이미 네이버와 넷플릭스가 손을 잡은 시점에서 고객의 24시간을 누가 점유할지를 기준으로 본다면 쿠팡플레이의 무료화는 꽤 무서운 카드예요.



③ 광고로 돈을 벌겠다

가장 유력하고, 또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우선 쿠팡 본업인 유통만 보더라도 셀러들에게 쿠팡플레이와 연계하는 광고 상품을 추천하거나, 팔 수 있고요. 또는 부가적인 혜택과 같은 형태의 여러 옵션을 제공 가능해요.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그림은 넷플릭스의 포즈애드와 유사하게 쿠팡플레이에서 착용한 아이템을 바로 쿠팡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쿠팡플레이-쿠팡-쿠팡페이를 연결하는 구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만큼 아마존의 행보를 보면 더 뚜렷합니다. 아마존도 멤버십 가입자에게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2024년부터는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한 달에 약 4천 원을 추가로 내게 했습니다. 또한 2025년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광고 공간을 늘릴 거란 소식도 전해졌고요. 아마존의 2025년 1분기 광고 매출은 약 19조 4천억 원에 달합니다.


아마존의 비디오 광고 인벤토리 (사진: 아마존 애즈)


이러한 성과는 아마존의 ‘풀 퍼널’ 광고 전략의 결과로 평가받는데요. 아마존은  소비자가 프라임 비디오에서 제품을 인식하면서부터 아마존에서 제품을 구매하기까지 전 과정을 추적하고, 마케팅할 수 있도록 광고 상품을 구성해두었습니다. 아마존의 탄탄한 수익 모델 중 하나인 광고 사업을 쿠팡도 노릴 수 있죠. 쿠팡에게는 수익원, 광고주에게는 새로운 광고 채널, 시청자에게는 무료 OTT라는 나름 윈-윈-윈 전략입니다. 



④ 쿠팡은 전국을 장악하려고 한다

말이 너무 공격적인가 싶기도 하지만, 쿠팡은 시장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소매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514조 원 온라인쇼핑몰 시장규모는 약 246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약 48% 정도에 달하죠. 그리고 쿠팡은 지난해 처음으로 40조 원을 돌파하면서 연간 매출 41조 2,901억 원을 기록했어요.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높아요.


언뜻 보면 쿠팡이 이미 이커머스 시장의 약 20%를 차지했고, 이커머스 시장은 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로 보이지만요.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전체 소매 시장을 목표로 보고 있다는 암시를 몇 차례 한 바 있어요. 전체 소매시장으로 보면 아직 쿠팡은 아직 10%도 차지하지 못한 단계에 불과하다는 거죠.


특히 쿠팡이 2027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해 전국을 쿠세권(로켓배송 권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이미 수도권 위주의 밀집 지역에 쿠세권을 구축한 쿠팡의 이러한 목표는 비효율적이란 평가가 있지만요. 지방의 인구 소멸 지역이나, 마트가 부족한 곳 등 지방의 수요를 완전히 흡수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 폐광촌도 쿠세권으로 (사진: 쿠팡 뉴스룸)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확대하면서 회원수를 크게 늘리고, 쿠세권도 이미 전국에 두었으니, 쿠팡에 종속되게 하기 쉽다는 거죠. 여기다 이미 1400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이기에, 이런 가정도 할 수 있습니다. 쿠팡플레이를 보고 쿠팡이라는 플랫폼에 한 번이라도 들어가게 되면, 유료 회원의 추가적인 상승은 아니더라도 구매는 유도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유료 회원이 아닌 부모님이 쿠팡플레이에서 무료로 보다가 사고 싶은 게 나와서 아들(유료 회원)에게 무엇을 주문해달라고 하면, 결국 구매로 이어지게 되겠죠.


이미 적자를 감수하고, 물류 인프라를 만들어둔 상황이기에 쿠팡은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전국에 남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전략이 가능합니다. 쿠팡플레이의 무료화도 그중 하나일 수 있겠고요.



쿠팡은 이득이에요

결론적으로 쿠팡플레이의 무료화는 타이틀도 좋고, 쿠팡에게는 이득이 될 전략으로 보입니다. 쿠팡플레이는 사실상 수익을 만들어내던 서비스가 아니기에 이번 무료화를 통해 오히려 광고 수익이 생기고요. 일반 회원이 증가하면서 쿠팡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유료 회원에게도 4K 고화질 시청, 현장 방청 기회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하니까 플러스 요인이에요. 쿠팡플레이만 관심이 있었던, 예를 들면 축구를 보기 위해 유료 회원이 된 고객은 단기적으로 멤버십에서 이탈할 수 있겠지만요.


여러 추측을 덧댔지만, 쿠팡의 시도는 지켜볼 게 많아요. 이번에 쿠팡플레이와 칸예 웨스트가 손을 잡고 칸예 웨스트의 내한 콘서트를 여는 것도 마찬가지죠. 쿠팡에서만 티켓팅이 가능하고, 칸예 웨스트의 패션 브랜드 ‘Yeezy’를 로켓배송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쿠팡플레이-쿠팡의 생태계에 큰 장점이에요.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축구 전문 유명 스트리머 ‘감스트’에게 EPL 중계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도는데요. 이 부분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지만, 올해도 쿠팡플레이가 K리그를 중계하면서 감스트와 협업한 걸 보면요. 최소한 쿠팡플레이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적극 활용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건 확실해 보이죠.


매년 쿠팡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만큼, 올해도 궁금해집니다. 주인공은 쿠팡플레이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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