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를 거쳐 현재 솔루엠에서 활약 중인 김민영 CMO의 이 한마디가 그녀의 놀라운 커리어를 완벽하게 요약합니다.
부모님과 한 달간의 치열한 설득전 끝에 이과에서 문과로 전향한 그녀의 마케팅 여정은 수많은 경계를 허물며 진화해왔습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그녀가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낸 순간들이 언제나 차가운 데이터와 뜨거운 감성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찾았을 때라는 것입니다.
그녀의 탁월한 소비자 심리 분석은 단 3개월 만에 250만 달러 매출의 신화를 만들어냈고, 과감한 디지털 혁신으로 W컨셉의 거래액을 40% 끌어올리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김민영 CMO는 마케팅을 "복잡한 기술과 데이터를 고객의 일상 언어와 감정으로 번역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녀만의 독특한 통찰력은 글로벌 시장 연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누비며 얻은 깨달음 '현지 소비자와의 공감' 이 그녀의 철학을 형성했습니다. "핵심 가치는 글로벌하게, 표현은 로컬하게"라는 이 원칙은 어떤 시장에서도 통하는 그녀만의 성공 공식이 되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셨는데, 대학 시절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과 학생이었어요. 집안에 이과 출신이 많아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지만, 제 성향과는 맞지 않았어요. 결국 한 달간 부모님과의 치열한 설득 끝에 문과로 전향했죠.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를 접했는데, 그중에서도 '소비자 행동론' 수업이 제 인생을 결정적으로 바꿔놓았어요. 그 수업을 들으며 "내가 평생 탐구하고 싶은 건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일, 데이터와 감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분야에 완전히 매료되었죠.
이 열정은 실제 커리어로도 이어졌어요. 삼성전자 입사 시 처음에는 재무 부서로 배정될 예정이었지만, 마케팅에 대한 강한 열정을 어필하며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해외 마케팅 부서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죠. 그렇게 제 마케팅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 선택은 제 인생에서 가장 옳은 결정 중 하나였어요.
삼성전자에서 3년간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유럽과 미국 시장 분석을 통해 얻은 통찰력 중 지금까지도 유효한 것은 무엇인가요?
삼성전자에서 배운 업무 체계와 데이터 분석법이 제 커리어의 기반이 됐어요. 지금도 삼성 출신 동료들과 얘기하면 이 점을 자주 언급하게 되죠. 단순한 문서 작성법부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까지, 직장인으로서의 탄탄한 기본기를 쌓을 수 있었어요.
당시 저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오븐과 전자레인지 상품 기획 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어요. 현지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FGI, Home Visit, 온라인 리서치 등 다양한 조사 방법을 활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통찰은 '글로벌 전략 속에서의 철저한 로컬 인사이트의 중요성'이었죠.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어요. 미국 시장 분석 결과, 소비자들이 대형 오븐에 대한 강한 선호도를 보였어요. 이런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Biggest Capacity'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제품을 기획했고, 결과적으로 이 제품은 해당 카테고리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죠.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데이터 기반 분석과 현지 소비자 니즈에 기반한 맞춤형 컨셉 기획'의 결합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성공 공식이라는 점이에요. 시대가 변해도, 산업이 바뀌어도,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마케팅의 본질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삼성전자 시절 컨벡션 전자레인지로 단 3개월 만에 250만 달러 매출을 달성한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삼성전자의 'Guiding Light' 컨벡션 전자레인지가 단 3개월 만에 250만 달러 매출을 달성한 건 정말 놀라운 성과였어요. 보통 신제품이 시장에 자리 잡으려면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데, 이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이뤄낸 결과였죠.
이 제품은 세 가지 조리 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혁신적인 가전이었어요. 전자레인지 기능으로 음식을 빠르게 데우고, 그릴로 겉을 바삭하게 하며, 열풍(컨벡션) 기능으로 오븐처럼 음식을 골고루 익힐 수 있었죠.

성공 비결의 첫 번째는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이었어요. 'Guiding Light Controls'는 사용자가 요리 종류를 선택하면 빛으로 다음에 눌러야 할 버튼을 안내해주는 시스템이었죠. 마치 옆에서 누군가가 "이제 이 버튼을 눌러보세요"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직관적이었어요.
두 번째 비결은 혁신적인 마케팅 접근법이었어요. 복잡한 기능들을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용 '마이크로 사이트'를 구축했어요. 2000년대 초반에는 흔치 않았던 이 웹사이트에서 요리 종류별 사용법과 각 기능의 활용법을 시각적으로 보여줬고, 이 방식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죠.
결국 기술적 혁신과 소비자 중심 커뮤니케이션의 결합이 성공의 핵심이었어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그 가치를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왔기에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거죠. 좋은 제품도 중요하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 사례였어요.
LG전자에서 상업용 에어컨을 유럽에 출시하면서 어떠한 마케팅 전략이 유효했나요?
유럽 시장에 선보인 멀티 V III는 대형 상업 건물, 오피스 단지, 소매점과 같은 대규모 시설을 겨냥한 B2B 상업용 에어컨이었어요. 당시 유럽에서는 에너지 절약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었고, 이에 맞춰 LG는 이 제품에 큰 기대를 걸었죠. 에너지 효율성, 대용량, 그리고 긴 배관 설계라는 세 가지 핵심 경쟁력을 갖춘 이 시스템은 전기 소비는 최소화하면서도 냉난방 성능은 극대화했어요.
마케팅에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이러한 뛰어난 기술력을 일반 소비자가 아닌 엔지니어, 빌딩 오너, 건축가와 같은 B2B 전문 고객에게 어떻게 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것인가였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당시 가전이나 B2B 분야에서는 드물게 사용되던 3D 시각화 기술을 과감히 도입했어요.
복잡한 기술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한 3D 영상은 전시회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디지털 채널에서도 활발히 활용되며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이해도를 동시에 높여주었죠. 단순한 기능 소개를 넘어, 제품이 실제 내부에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연속 난방 시스템이 어떻게 열 손실 없이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지와 같은 원리를 인터랙티브하게 표현한 접근이 특히 효과적이었어요.
이 전략은 제가 이후 담당한 다른 B2B 마케팅에서도 꾸준히 활용되었고, 이 경험을 통해 결국 깨달은 것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로 변환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죠.
다양한 SNS 도구를 통한 바이럴 및 인터랙티브 마케팅 캠페인을 주도하셨는데, 고객 참여 유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고객의 맥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에요. SNS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 아니라 컨버세이션(Conversation)이라고 생각해요. 초기에는 기업들이 SNS에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했죠. 하지만 사람들이 굳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 기업이 만든 광고성 콘텐츠를 볼 이유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집중했어요. 단순히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공감하고 참여하고 싶게 만드는 '상황과 감정'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죠.

실제 성공 사례를 들자면, LF몰에서는 '몰상식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이 캠페인은 고객의 불만과 기대를 정확히 짚어내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죠. 고객들이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느끼게 했던 거예요.
또 W컨셉에서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위키 콘텐츠와 앰버서더 중심의 캠페인을 기획했어요. 이런 접근법은 고객들의 자발적인 공유로 이어졌죠.
결국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고객 참여란, 브랜드가 고객의 언어를 배우고 고객의 일상 속에서 콘텐츠로 친구가 되는 것이에요.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SNS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고객이 브랜드와 함께하는 순간이 특별하고 즐거울 때, 그제서야 진정한 참여가 이루어진다고 믿어요.
LF에서 9년 가까이 온라인 마케팅을 이끌면서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일관되게 지켜온 마케팅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해 왔지만, 제가 항상 지켜온 원칙은 "데이터 기반의 감성적 사고"예요. 훌륭한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성이 정확히 반반씩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LF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성과 측정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브랜딩부터 퍼포먼스 마케팅까지 각 채널별 ROI를 측정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들었죠. 이를 통해 마케팅 활동이 실제 매출 전환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어요.
흥미로웠던 점은 이 시스템 도입 후 마케팅 팀의 태도가 훨씬 더 신중해졌다는 거예요. 회사 자원으로 단순한 자아실현이나 예술 활동을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모든 크리에이티브에 데이터 기반의 근거를 마련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저는 데이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했어요. 고객의 감성을 읽고, 트렌드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죠. 아무리 데이터가 중요해도 결국 마케팅은 기술이나 트렌드보다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니까요.
패션 브랜드(LF)와 가전 브랜드(LG전자, 삼성전자)의 마케팅 접근법 차이에서 배운 크로스 인더스트리 인사이트는 무엇인가요?
두 산업은 컨셉기획이 매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해요. 가전은 기능과 기술 중심이지만, 고객은 그걸 '삶의 편리함'으로 해석하죠. 패션은 감성과 이미지 중심이지만, 결국 '자기 표현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기능적 측면도 있어요.
흥미로운 건,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가전 회사에서는 기술이나 기능에 중점을 두고 USP(고유판매 포인트)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핸드폰의 경우, 화소, 디자인, UI 등 정량적인 데이터가 있죠. 반면 패션은 "왜 이 옷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USP를 정의하기 어려워요. 옷장 안의 수많은 옷들 중에서 왜 특정 옷이 특별한지 설명하기는 정말 복잡하거든요.
하지만 LF에서는 이 정성적인 요소를 정량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했어요. 이런 노력은 마케팅 ROI를 측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두 산업의 접근법을 결합하면서 배운 인사이트는 "고객은 늘 자기만의 이유로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산업이든, 저는 항상 "고객이 이 브랜드를 선택할 이유는 무엇인가?"를 먼저 물어보고 시작해요. 기술적 우수성이든 감성적 연결이든, 그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고 전달하는 것이 성공적인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랜드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W컨셉 CMO로서 2년간 어떤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나요?
W컨셉이 직면했던 가장 큰 문제는 단순한 패션 플랫폼으로만 인식되고 있었다는 거예요. 입점 브랜드들이 많았지만, 그들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죠.
첫째, 고객 이탈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접근했어요. Braze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고도화된 CRM 전략을 도입해 고객별 맞춤형 인앱 메시지와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했죠. 이를 통해 고객 리텐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어요.
둘째, 조직의 사일로 현상을 타파했어요.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이 분리되어 있던 구조를 통합하고, 전체 마케팅 여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재설계했죠. 그 결과 예산은 30% 절감하면서도 퍼포먼스는 70% 향상시키는 효율성을 달성했어요.
셋째, 콘텐츠 중심의 차별화된 브랜딩을 구축했어요. 15Looks, W Issue, W Wiki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울재즈페스티벌, 프리즈, BTS 10주년 등 문화 행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독자적인 브랜드 포지셔닝을 확립했죠. 이러한 문화 마케팅은 일반 캠페인 대비 40%에서 600%까지 높은 전환율을 기록했어요.

이런 전략들을 통해 최종적으로 거래액 40% 성장, VIP 고객 40% 증가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죠. W컨셉을 단순 쇼핑몰에서 '패션 브랜드들의 경험 허브'로 성공적으로 재포지셔닝했다고 볼 수 있어요.
브랜드 마케팅, 제휴 마케팅, CRM을 주요 스킬로 언급하셨는데, 이 세 영역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 만의 방법론이 있나요?
제 핵심 방법론은 '고객 여정 중심의 통합 설계'라고 할 수 있어요. 모든 마케팅 활동의 출발점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이죠. 스마트폰 검색 데이터만 살펴봐도 소비자의 실제 니즈와 트렌드가 보이거든요. 예를 들어, 특정 제품이 갑자기 인기를 얻으면, 그 제품을 검색하기 전에 어떤 키워드를 검색했는지 추적해요. 이렇게 파악된 니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메시지로 활용되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 구축, 고객 획득, 고객 유지로 이어지는 전체 여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해요. 타깃 고객의 활동 공간을 파악해 그곳에 효과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을 진행하고, 유입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맞춤형 CRM 전략을 구사하죠. 결국 하나의 데이터가 모든 마케팅 영역을 관통하면서 고객 경험이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거예요.

W컨셉에서는 이 방법론을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확장했어요. 디지털 경험뿐만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대구점, 강남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실제 공간에서의 브랜드 체험도 제공했죠. 이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브랜드 관여도가 높아진 고객이 다시 온라인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어요. 이런 통합적 접근이 각 마케팅 영역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여러 마케팅에서의 경험을 통해 발견한, 한국 기업 마케팅의 고유한 강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한국 기업의 마케팅은 빠른 실행력과 디지털 적응력이 가장 큰 강점이에요. 특히 위기 대응과 내부 협업의 속도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례없이 빠르죠. 예전에는 해외 광고나 크리에이티브가 압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정반대예요. 우리나라 크리에이티브가 훨씬 더 섬세하고 퀄리티가 높아졌어요. 덕분에 이제는 "해외 대행사에 맡겨볼까?"라는 말이 거의 사라졌죠.
또 하나의 강점은 집단 지성이에요. 외국 회사들은 한두 명의 천재가 이끄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평균 이상의 인재들이 모여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힘이 강해요. 여기에 몇몇 창의적인 인재들이 결합하면 폭발적인 효과가 나오죠. 이런 역동성이 K-컬처, K-뷰티 같은 글로벌 트렌드의 기반이 됐어요.
다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요. 단기 성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분기별 실적에만 매몰되다 보면 브랜드의 핵심 가치나 메시지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세일 이벤트나 단발성 캠페인에만 집중하다 보면 고객들이 그 브랜드를 어떤 브랜드로 기억해야 할지 모르게 되죠.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고객 생애가치(LTV)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더 필요해요. 한 번 구매하고 끝나는 고객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우리 브랜드와 함께할 고객을 만드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를 단순히 매출 증대 도구로만 보지 말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 변화를 이해하는 인사이트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결국 진짜 브랜드 파워는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는 이유가 명확하고, 그 이유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때 만들어지거든요.
글로벌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글로벌 마케팅의 성공 비결은 "핵심 가치는 글로벌하게, 표현은 로컬하게"라는 원칙에 있어요. 해외 마케팅을 할 때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별로 완전히 다른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글로벌한 메인 크리에이티브를 하나 만들고 이를 효과적으로 현지화하는 게 중요해요.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배운 점은, 브랜드 핵심 메시지의 일관성은 유지하되 고객과 만나는 언어와 방식은 반드시 현지화해야 한다는 거예요. 예로, 같은 제품이라도 미국에서는 기능을, 유럽에서는 디자인을, 아시아에서는 신뢰와 가족 중심의 메시지를 강조했을 때 반응이 훨씬 좋았어요.
재미있는 건, 국내에서 큰 호평을 받은 크리에이티브가 해외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거예요. 색상이나 제스처 같은 작은 요소 하나가 특정 문화권에서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거든요. 결국 글로벌 마케팅의 성공은 '일관성과 유연성의 균형'에 달려 있어요.
데이터 마케팅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직관과 데이터 분석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계신가요?
데이터 마케팅이 주류가 된 시대에도 저는 "이성과 감성의 균형이 5:5여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요. 데이터는 의사결정의 기반이고, 직관은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라고 생각해요. 이 두 가지가 상호보완적일 때 가장 좋은 마케팅 결과가 나온다고 확신해요.
디지털 마케팅이 발전하면서 한동안 "숫자만 보면 된다"는 시기가 있었어요. 특히 퍼포먼스 마케팅에서는 데이터만 분석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여겨졌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숫자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거든요.
W컨셉에서 일할 때는 CDP(고객 데이터 플랫폼)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고 세분화된 타겟팅을 진행했어요. 이를 통해 고객 여정의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죠. 데이터는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알려주지만, 직관은 '왜'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려주거든요.
저는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하는 팀원들에게는 데이터 공부를,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팀원들에게는 감성적 접근법을 배우라고 조언해요. 이런 크로스 트레이닝이 더 균형 잡힌 마케터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결국 마케팅의 목표는 데이터로 '왜'를 찾고, 직관으로 '어떻게'를 결정하는 거니까요.
공간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험을 통합하는 옴니채널 전략에 대한 접근법은 무엇인가요?
옴니채널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일관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온라인 플랫폼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람은 여전히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경험에 반응하죠. 그래서 W컨셉에서는 온라인 기반 플랫폼임에도 오프라인 접점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해 왔어요.
신세계백화점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팝업을 열며 고객의 브랜드 체험을 실제 공간으로 확장했고, 이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브랜드 관여도가 높아진 고객이 다시 온라인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어요. 성수동 팝업, 프리즈와의 콜라보레이션, 보이는 라이브 커머스 등 온라인-오프라인 간 콘텐츠 연계도 지속적으로 실험했죠. 고객은 채널이 아니라 '경험'에 반응하므로, 통합된 설계가 핵심이에요.

공간은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의 감도(感度)를 오롯이 전달할 수 있는 터치포인트예요. 저는 고객의 여정 속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브랜드 충성도를 키울 수 있도록, 디지털과 물리적 경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설계를 추구해요.
현재 솔루엠의 CMO로서 어떤 마케팅 비전을 가지고 계시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요?
솔루엠은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 수 있지만, 코스피 상장사로 매출이 2조에 육박하는 기업이에요. 2015년 삼성전기에서 파워모듈, 튜너, ESL 사업부가 분사되어 설립되었고, 2021년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죠. 주로 B2B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B2C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현재 저의 마케팅 비전은 "기술을 일상 속 경험으로 전환시키는 것"이에요. 솔루엠은 부품 회사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데이터 수집과 디스플레이가 결합된 생태계를 만들며 산업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어요. CES에서 선보인 "Empowering tomorrow, Displaying the future" 영상도 이런 비전을 담고 있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두 가지 핵심 전략을 추진 중이에요. 첫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했어요. 딱딱한 B2B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고 혁신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기 위해 CI를 기술적 역량의 청색에서 열정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바꾸었죠.
둘째, 글로벌 전시와 디지털 중심의 마케팅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CES, ISE, Japan Retail Tech 등 주요 전시회를 통한 체험 중심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웹사이트 개편과 GTM 전략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죠.

앞으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화된 전략을 통해 '기술+공간+데이터'가 융합된 브랜드로 발전시킬 계획이에요. 단순한 기술 중심 회사에서 진정한 '경험 중심 브랜드'로 나아가는 여정, 그것이 제가 이끌고 있는 솔루엠의 마케팅 비전이에요.
미래 마케팅 트렌드에서 가장 주목하고 계신 부분과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제가 가장 주목하는 트렌드는 "AI 기반의 개인화, 그리고 공간과 디지털의 융합"이에요. AI가 마케팅 분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모든 고객 접점에서 혁신을 가져올 거예요.
AI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자동화하면서 사람들의 여가 시간이 늘어날 텐데, 소비자들은 그만큼 가치 비교와 소비 선택에서 더욱 신중해질 거예요. 쇼핑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즐기는 경험이 중요해질 거라고 봐요. 따라서 AI가 최저가를 자동으로 찾아 추천까지 해주는 시대가 오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와 공간 경험이 브랜드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될 거예요.
흥미롭게도 디지털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공간의 중요성도 커질 거예요. 우리는 결국 사람이니까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경험을 중요시하죠. 그래서 콘텐츠와 공간 경험이 융합된 마케팅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AI 시대의 가치 있는 마케터는 단순히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활용해서 효율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창의적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일 거예요. 저 역시도 이런 방향으로 계속해서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어요. 결국,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술을 고객의 감성으로 번역하는 것"이라고 확신해요. 이것이야말로 우리 마케터들의 미래가 아닐까요?
※ 오늘의 큐터뷰는
지난 큐터뷰 보러가기 👀
■ 큐터뷰 #21. IMF 때 미국으로 간 청년, CIA와 FBI의 극비 프로젝트를 맡다(JLB인터내셔널 제이슨 리 대표)
■ 큐터뷰 #20. 착한 척으로는 브랜드가 커지기 어렵다(톤28 박준수 공동대표)
■ 큐터뷰 #19. 브랜드는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VOTTA 대표 김민재)
■ 큐터뷰 #18. 장사가 잘되는 것만큼 강력한 마케팅은 없다(생활맥주 대표 임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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