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마트 안경이 정말 상용화될까? - 2025 구글 I/O 정리

박승준

by. 박승준

25. 05. 30



“충격적이다”, “할 말을 잃었다” 5월 20일 진행된 구글의 2025 I/O가 공개된 후 반응이에요.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것 같지만, 대부분은 이번 I/O의 중심 축이었던 ‘구글의 AI’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였는데요.


구글의 I/O는 매년 진행하는 개발자 컨퍼런스로, 구글의 미래를 보여주는 거대 행사로 자리매김했어요. 그만큼 신기술에 대한 소개와 방향성에 대해 감 잡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거죠.


이번 I/O에서 발표된 내용이 100가지라고도 하던데, 구글은 도대체 어떤 기술로 세계를 놀라게 한 걸까요? 마케터가 주목할 만한 몇 가지를 여기서 모아 보실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① 대화하면서 검색하는 AI - 우리 AI도 잘한다

구글의 ‘AI 모드’는 검색에 AI를 심은 거예요. 챗GPT와 퍼플렉시티처럼 대화하면서 검색할 수 있는 거죠.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2.5의 최신 기능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곳이에요. 텍스트뿐만 아니라 지도, 그래프 등 시각적 결과를 포함해 정확하게 답변해 준다고 하는데요. 우선 미국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구글 앱이나 검색창에 AI 모드라는 탭이 생기는 형태입니다.


검색창에서 '이미지로 검색' 아이콘 우측이에요 (사진: 구글)


AI 모드는 특히 ‘쿼리 팬아웃(Query Fan-Out)’ 기술을 강조하는데요. 질문을 여러 하위 주제로 나누고 AI가 동시에 검색해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 여행 가기 좋은 나라를 추천해줘”라고 한다면 7~8월 여행 추천 도시, 여름 여행 경비, 여행 준비물 등을 동시에 검색해서 종합적으로 답을 해주는 거죠. 이를 통해 웹상에서 더 많은 정보를 발견하고, 이용자의 질문에 딱 맞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어요.


함께 공개한 ‘딥싱크(Deep Think)’는 제미나이 2.5 프로에 탑재되는 고급 추론 기능인데요. 질문에 응답하기 전에 여러 개의 답을 동시에 찾고, 비교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일부 테스트에서는 오픈AI의 ‘o3’를 능가했다고 하고요.


지금처럼 검색어가 같다면 동일한 검색결과를 보여주던 방식에서 개인마다 모두 다른 결과를 제공하는 초개인화 검색 결과를 마침내 구글 검색엔진에 도입하는 거예요.



② 검색을 풍부하게 만드는 기술 - AI가 내 눈이 된다

보다 정확한 검색을 돕는 기술, ‘딥 서치(Deep Search)’와 ‘검색 라이브(Search Live)’도 있습니다. 딥 서치는 앞서 설명한 쿼리 팬아웃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짧은 시간에 출처가 포함된 전문가 수준의 보고서를 생성해요.


다리를 보여주며, 더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을 묻자 삼각 구조를 추가하라는 의견을 주는 AI (사진: 구글)


검색 라이브는 카메라가 사용자의 눈이 되어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에요. 카메라로 보고 있는 대상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AI가 적절한 제안까지 해주죠. 작업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AI 모드나 라이브 아이콘을 눌러 카메라를 비추고 질문을 던지면 돼요. 웹사이트, 동영상, 포럼 등 다양한 리소스 링크를 제공하죠.


온라인 쇼핑에서도 눈에 띄는 기능이 있었는데요. ‘가상 피팅’과 ‘가격 추적’이에요. 사용자가 전신사진을 업로드하면 수십억 개의 의류를 가상으로 피팅해 볼 수 있고요. 원하는 제품의 사이즈, 색상, 가격 등을 설정해 가격 추적 항목에 등록하면 설정한 가격이 될 때, 알림이 오게 할 수 있습니다. ‘내 이름으로 구매’ 버튼만 누르면 구글페이로 자동 결제할 수도 있고요.



③ 구글의 AI 에이전트 - ~해줘

구글은 지난해 공개한 ‘프로젝트 마리너(Project Mariner)’를 이번 여름부터 AI 모드에 적용시킬 예정이에요. 온라인에서 티켓을 구매할 때처럼 번거로운 작업을 대신해 주는 AI 비서인데요. “이번주 금요일 프로야구 경기 티켓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실시간 가격, 재고 등을 분석하고, 사용자의 기준에 맞는 티켓을 제시하며 원하는 사이트에서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연결해요. 프로젝트 마리너는 우선 미국 내의 구글 AI 울트라를 대상으로 제공할 예정이에요.


마리너와 함께 공개됐던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는 영상, 음성, 텍스트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에이전트입니다. 카메라로 특정 언어를 비추면 설명해 주는 식의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프로젝트 아스트라가 기능으로서 구현된 게 앞서 설명한 ‘검색 라이브’인 셈이에요.


행사에서는 이 기능으로 자전거를 고치는 시연 영상을 공개했어요. 카메라로 비추면 자전거 수리를 위한 부품을 찾아주거나, 도움이 되는 유튜브 영상을 추천하는 등의 형태예요. 프로젝트 아스트라는 스마트 안경과 같은 실물 제품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여요.





④ 콘텐츠를 만드는 AI - 더 구분이 어려워졌다

AI 모드는 지금 검색 시장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변화였다면요. 동영상 생성 툴 ‘비오 3(Veo 3)’는 퀄리티 측면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비오3로 만든 영상이 여러 개 공개됐는데, AI의 이질감이 거의 없어요. 품질이 향상된 최첨단 동영상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처음으로 소리까지 포함해 동영상 생성이 가능하다는 게 차별점이죠. 등장인물끼리 대화를 한다든지, 노래를 부른다면 싱크에 맞춰 자연스럽게 소리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AI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가 확 넓어질 것으로 보여요.


구글에 따르면 비오3는 특히 이해력이 뛰어나서 프롬프트에 이야기를 담으면 모델이 그 이야기를 생생하게 구현하는 클립을 만든다고 해요. 그리고 이미지 생성 툴, ‘이마젠 4(Imagen 4)’는 섬세한 질감, 물방울, 동물의 털과 같은 미세한 디테일도 잘 표현하고, 그동안 생성형 AI가 어려워했던 철자와 타이포그래피 능력도 향상된 게 특징이에요.


AI 영화 제작 툴 ‘플로우(Flow)’도 공개됐어요. 비오, 이마젠, 제미나이를 통해 영화 같은 클립, 장면, 스토리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툴이에요. 각각의 장점을 융합하여 긴 영상도 만들 수 있어요.



플로우는 비오를 기반으로 설계돼 프롬프트 이해력이 높고, 현실감을 잘 반영하고요. 백엔드에서는 제미나이가 자연어 프롬프트를 이해하기 쉽게 처리하여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로 장면을 묘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죠. 이마젠의 텍스트-이미지 변환 기능도 쓸 수 있고요. 이렇게 만든 클립이나 장면들을 일관성 있게 이어 붙일 수도 있습니다. 초보자도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거예요.


구글은 이미 몇몇 영화 제작자들이 플로우와 다른 툴을 활용하여 만든 단편 영화도 함께 공개했어요.





⑤ 3D 화상 회의와 실시간 번역 - 글로벌 재택근무 가능성도?

AI 중심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구글 빔(Google Beam)’도 눈에 띄어요. AI를 이용해 2D를 사실적인 3D로 바꿔서 화상 회의를 3D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건데요. 6대의 카메라 배열과 AI로 이용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구현한다고 해요. 올해 말 HP와의 협업으로 최초의 구글 빔 기기가 공개될 예정이에요. 그간 줌, 구글 미트를 이용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화면을 통해 회의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3D로, 한 단계 더 발전한 거죠.


또한 구글 미트에 ‘음성 번역’ 기능이 도입됩니다. 실시간 번역이 텍스트로 나오는 게 아닌,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톤, 표현까지 매칭시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고 해요. 올해 기업용 구글 워크스페이스 고객에게 초기 테스트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에요.




⑥ 구글의 스마트 안경 - 메타·애플 그리고 구글 3파전

스마트 안경 시장은 메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노리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구글은 삼성 그리고 우리나라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손을 잡고 스마트 안경을 만들어요.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제조를, 젠틀몬스터는 안경 디자인을 맡기로 한 건데요.


이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장착돼 스마트폰을 손에 들지 않아도 촬영, 검색 등이 가능해요. I/O에서 시연 영상을 공개했는데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구글 지도가 표시되고, 외국인과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는 등 여러 기능을 선보였어요. 제미나이가 탑재되기 때문에 이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이해하며,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고요.



사실 구글은 2013년 최초의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출시했지만, 좌절한 바 있는데요. 스마트폰 다음은 웨어러블 기기라는 말이 있는 만큼 다시금 ‘안경’에 집중하는 듯 보여요. 안경은 인지의 중심인 시각 그리고 청각을 활용할 수 있고, 뇌도 가깝기 때문에 AI가 활약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두 손도 자유롭고,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쓰고 다니기 좋죠.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에요.


이번에 메타 페스티벌에서 메타와 레이밴이 협업한 스마트 안경을 써봤는데요. 궁금하시다면!

👉 메타가 기획하는 행사는 어떨까? 큐레터가 다녀왔어요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

2025 구글 I/O에서 발표한 내용들은 각 기능이나 서비스 간 융화되기 좋다는 점에서 기대가 돼요. 이를테면 스마트 안경으로 실시간 번역도 되고, 필요한 정보도 빠르게 찾는데, 퀄리티까지 높다면 정말 구글에 종속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여기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검색 플랫폼인 데다가 유튜브도 있으니 데이터 보유량 자체가 차원이 다르죠.


다만, 구글의 AI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맞지 않다는 평가가 나와요. AI 모드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 광고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건데요. 지금도 ‘AI 오버뷰’ 때문에 이용자들이 요약된 정보만 보고 실제 링크는 클릭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어요. 구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검색에서 나오고 있는데 말이죠. 이 부분을 극복할 수익 모델이 필요한 상황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요금제 ‘구글 AI 울트라(월 249.99달러)’로는 상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에요.


혁신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어요. 2024 I/O에서 공개한 기술들과 대부분 비슷하고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그렇지만 구글 입장에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시점이에요. 지난해 말, 10년 만에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점유율이 90% 아래로 떨어졌거든요. 생성형 AI가 검색 시장을 야금야금 가져가고 있다는 게 확실시되고 있어요.


구글의 이러한 변화는 키워드 중심의 검색 서비스를 AI 중심으로 바꾼다는 의미예요. 구글의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만큼 변화의 폭이 크고요. 여기에 대응하지 못하는 곳들에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잠깐! 바쁘니까 후딱 읽고 가요

구글과 메타가 진짜 불법 독점인가요?

■ 네이버는 요란한데 카카오는 이상하게 조용하네요

■ 쿠팡 광고 보셨죠? 근데 결국 배송 때문에 사셨잖아요

■ 점점 광고하기 골치 아파질 것 같네요

■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 이커머스 시장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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