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톡 바뀐 거 보셨어요? 안 궁금한 게 자꾸 보여요!”
점심시간에 나눈 대화예요. 얼마 전,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어요. 사실상 전 국민이 쓰는 ‘국민 메신저’이니 만큼 주목 받고 있죠.
👉 카카오톡이 인스타그램처럼 바뀐다면 마케터에겐 기회일까?
그런데 실제로 카카오톡이 바뀐 이후, 온라인에서 보이는 반응을 살펴보면 생각보다도 심각한데요. 도대체 어떻게 바뀌었길래 반발이 큰지, 혹시 마케터가 기회로 삼을 부분은 없는지 카카오톡의 변화를 쉽게 소개하고, 마무리로 마케터의 입장도 다뤄봤어요!
인스타그램’처럼' 되고픈 카카오톡
마치 전화번호부 같았던 카카오톡의 ‘친구 탭'이 인스타그램처럼 피드 형태가 됐고, 카카오톡 친구의 근황 사진을 스크롤을 내리며 보게 됐어요. 프로필 사진 변경 내역, 게시물 이미지가 화면을 크게 차지해요. SNS처럼 좋아요, 댓글 기능도 있고요.

이번 개편 중 가장 반발이 커요.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아 이러한 변화가 특히 불편하다는 거예요. 직장 동료, 거래처 관계자에게 나의 커플 사진이 갑자기 크게 뜨기도 하고, 상사의 셀카가 화면 가득 차게 보이기도 하니까요.
사용자가 직접 프로필 내 게시물의 공개 범위, 댓글 허용 여부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친구의 소식을 보고 싶지 않으면 숨길 수 있는데요. 결국 사용자가 원치 않았던 기능임에도 별도로 설정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고, 나의 사진도 이렇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프로필 사진 변경도 머뭇거리게 됐어요.
※ 이용자들의 분노로 앱스토어에서 평점 1점 기록, 주가 폭락 등이 이어지자 카카오는 올해 4분기 내에 친구 목록을 다시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혔어요. 지금의 피드 형태는 따로 '소식' 탭을 만들어 보여줄 예정이에요.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번 개편의 방향성 자체는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홍민택 카카오 CPO는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체류형 서비스로 확장하는 시도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카카오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의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카카오톡도 숏폼 도입
오픈채팅방을 모아뒀던 탭이 ‘지금 탭’으로 바뀌었어요. 탭을 누르면 숏폼이 먼저 재생되며,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 추천, 스크롤을 내리면서 짧은 영상을 보고 좋아요와 댓글을 남길 수 있는 형태로 다른 플랫폼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한편, 폐쇄 형태인 기존 오픈채팅방 말고도, 대화 내용이 90일까지 저장되고, 모두에게 공개되는 ‘커뮤니티 오픈채팅’ 기능도 만들었어요.

카카오는 숏폼 탭과 카카오톡 채팅의 연결성이 차별점이라고 말해요. 기존에는 카카오톡으로 대화할 때, 다른 플랫폼에서 링크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채팅방에서 이탈하는 형태였다면요. 카카오톡의 숏폼을 채팅방에서 공유하면 말풍선으로 미리보기가 재생돼 바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거죠.
숏폼 + 커머스
커머스도 연계할 계획이에요. 크리에이터가 맞춤 광고 설정을 켜면, 콘텐츠와 가장 적합해 보이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광고를 연결하고요. 콘텐츠로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개한 다음 발생한 수익을 나누는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도 개발한다고 해요.
여기다 틱톡의 캡컷, 인스타그램의 에디트처럼 카카오톡의 독자적인 숏폼 제작 툴과 콘텐츠 및 통계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도입해 숏폼 크리에이터를 지원해요. 이후에는 카카오의 AI 카나나를 활용해 숏폼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도 나올 예정이에요.
카카오톡 앱 안에서 콘텐츠·커머스·수익화가 가능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고, 채팅방에서 활발하게 공유해 확산되는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에요. 오픈 시점에 이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을 데려와 콘텐츠를 업로드한 것으로 보이는데, 몇몇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1차 리워드 프로그램을 시험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메신저인데, 채팅은?
‘채팅 탭’은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지만, 편의성이 높아졌어요. 먼저 채팅방을 카테고리 별로 10개까지 분류(폴더마다 최대 100개의 채팅방)할 수 있는 ‘채팅방 폴더’ 기능이 생겼으며, 지난 8월 업데이트했던, 24시간 이내 메시지 ‘삭제’ 기능에 이어 ‘수정(수정됨 표시)’도 가능해졌어요.
재밌는 포인트는 ‘안읽씹(채팅을 읽지 않고, 답장하지 않는 경우)’이 쉬워졌다는 건데요. 먼저 읽지 않은 채팅방이 모인 ‘안읽음’ 폴더가 있고, 이 메시지를 미리 볼 수 있는 기능, AI가 요약해 주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용자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듯 보이지만요. 카카오톡이 SNS가 되고자 한다는 시선에서 바라보면 내가 소통하고,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 집중하는 형태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AI가 더해진 카카오톡
앞서 말한 탭들의 변화가 SNS를 바라보고 있다면, 또 하나의 핵심적인 변화는 카카오톡 전반에 AI를 녹인다는 거예요. 카카오가 만든 AI '카나나'와 ‘챗GPT’를 카카오톡 안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죠.
카나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형태인데요. 외부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내에서 작동하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목적이에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학습에 쓰지 않고, 서버에도 저장하지 않아요. 적용되는 모델 ‘카나나 나노’는 카카오톡 안에서 쓸 수 있도록 가볍게 만들어졌고요.
카카오톡에 도입된 카나나는 사용자의 카카오톡 대화를 이해하고, 일정 관리, 예약, 정보 등을 추천·제안하며,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형태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먼저 제안한다는 게 특징이에요. ‘토요일에 친구의 생일인데, 선물은 치킨이 어떠세요?’처럼요. 카카오는 카나나가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어요.

또한 카나나는 보이스톡에서 통화 녹음·AI 요약 등의 기능을 제공해요. 특히 통화 녹음의 경우, 각 통신사마다 SKT는 에이닷, LG U+는 익시오처럼 AI를 통해 운영되던 서비스인데요. 통신사와 관계없는 카카오톡 이 부분을 노리는 셈이에요. 녹음된 내용은 AI가 자동으로 정리하고, 검색도 할 수 있어요.

오는 10월부터는 카카오톡 채팅 탭에서 따로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챗GPT(최신 모델 GPT-5)’를 쓸 수 있게 되며, 기존 기능이 카카오톡 안에서 구현돼요. 그리고 챗GPT를 카카오 서비스에 연결하는 ‘카카오 에이전트’는 챗GPT에게 요청하면 앱을 나가지 않고도, 멜론·카카오맵·선물하기 등을 이용 가능해요.
반응이 안 좋은 이유
개편 이후의 카카오톡은 사용자들이 바라는 ‘메신저로서의 카카오톡’과 멀어졌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사용자는 카카오톡으로 지인의 근황을 알고 싶은 게 아닌, 연락해야 할 친구를 빠르게 찾고 불편함 없이 연락하는 게 목적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카카오톡은 체류시간을 늘린다는 목표 아래, SNS가 되고자 해요. 사실상 문자 메시지를 대체하고 있는 카카오톡이 사용자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거부감이 큰 것으로 보여요. 카카오톡을 쓰는 게 편의성도 있지만, 워낙 많이 쓰니까 연락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더군다나 숏폼에 대한 우려도 있어요.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어요.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퇴출시키기도 했고, 청소년의 이용 시간을 제한한 경우도 많아요.
마케터는 지금이 기회
이렇게 부정적인 반응에도 마케터가 카카오톡 개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해요. 만일 이번 개편이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해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전 국민이 쓰는 SNS, 즉 강력한 마케팅 채널이 되거든요.
몇몇 온라인 콘텐츠의 타이틀도 그렇지만, 이번 개편에 담긴 카카오톡의 전략은 ‘슈퍼앱’으로의 도약이에요. 채팅, 콘텐츠, 커머스, 커뮤니티 등을 모두 카카오톡 앱 안에서 나가지 않고 경험할 수 있게 되니까요. 채팅하다가 상대방이 공유한 숏폼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선물하기에서 상품까지 주문하게 되는, 이후에는 또다시 채팅으로 공유할 테고요. 마케터는 이 모든 순간에서 어떻게 마케팅할지를 생각해야 하죠.
방금 카카오톡을 보고 난 후, 다시 키보드를 잡은 지금도 이번 개편이 어색하긴 한데요. 숏폼을 몇 번 내려보니, 체류시간 증가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네이버도 숏폼 ‘클립’을 비교적 늦게 시작했고, SNS가 아님에도 웹툰과의 연계라든지, 클립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등 숏폼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네이버만 보더라도 숏폼은 지금 시점에서 체류시간과 커머스와의 연계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예요.
숏폼 마케팅의 중심 축인 크리에이터에게는 새로운 블루오션이 생긴 셈이에요.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조회수에 대한 수익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서비스가 론칭되는 초기에는 경쟁도 덜하고, 노출도 잘 되는 경우가 많죠. 플랫폼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늘려야 하니, 혜택도 팍팍 줄 테고요.
광고할 공간이 늘어난다는 것도 마케터들에게는 희소식이에요. 원래의 카카오톡은 채팅에 집중해 광고 지면이 비교적 작고, 수도 적었다면요. 이제는 스크롤을 내리는 한 중간중간 계속 광고를 보여줄 수 있고, 다른 피드와 크기 또한 동일해요. 메신저가 SNS화 됐다는 거부감은 있지만, 피드형 구조는 비교적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고 광고할 수 있는 형태고요. 피드와 동영상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채팅을 더해 새로운 유형의 광고 상품을 기대할 수 있죠.
올해 2분기 친구 탭 내의 전면형 광고 상품 ‘프로필 뷰’ 매출이 전분기 대비 약 2배 상승한 점, 사용자들의 불편이 우려됐던 ‘비즈니스 메시지’ 매출이 16%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대한 광고 수요는 아직 충분한 듯 보여요.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열심히 내린 결과, 아직은 ‘플러스친구(기업에서 운영하는 계정)’의 게시글은 피드에 뜨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스레드, 인스타그램, X 등 각 플랫폼마다 계정을 운영하는 마케팅 방법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카카오톡이라는 ‘친구’를 기반으로 하는 곳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준비하는 건 어떨까요? 결국은 먼저 움직이는 마케터가 좋은 성과를 얻을 거예요.
※ 이 글은 박승준 큐레터 에디터가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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