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름, 어느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링크 중 하나로 인해 한 중소 브랜드의 매출은 일주일 만에 3배나 올랐습니다. 이 브랜드는 따로 광고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팔로워들의 '신뢰'가 광고를 대신해 톡톡한 효과를 만들어냈죠.

이제 소비자는 광고보다 사람을 더 믿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 흐름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이에요.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은 개인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고, 그 결과로 발생한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예요.
한국 시장에서는 쿠팡 파트너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요. 특히 인플루언서가 브랜드와 직접 계약을 맺는 1:1 제휴형 모델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배너광고나 협찬 광고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시작점을 이야기해보자면, 쿠팡이 2018년 '쿠팡 파트너스'로 시장을 열었고요. 네이버는 2025년 7월 쇼핑 커넥트를 시작했고, CJ올리브영은 8월에 쇼핑 큐레이터를 출범했습니다. 이외에도 대형 플랫폼들이 자체적인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오늘의집, W컨셉, 화해 등이 추천 마케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죠.
네이버의 쇼핑 커넥트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창작자를 연결해 상품을 홍보하거나 판매를 함께 진행하는 구조입니다. 판매 실적에 따라 수익이 공유되고, 수수료는 판매자가 정하는 최소 1.8%부터 받을 수 있죠. 놀라운 건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52만 개의 상품이 연동됐고,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일으킨 창작자도 등장했다는 거예요.
올리브영의 쇼핑 큐레이터

링크 클릭 후 24시간 이내에 구매가 발생할 경우 판매금액의 최대 7%를 창작자에게 보상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추천하는 게 아닌, 다른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구매가 발생하면 3%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링크로 연결된 랜딩페이지 제품과 연관 제품까지 확대해 R/S(수익셰어)를 받을 수 있어요. 그야말로 꿀이에요.
쿠팡의 쿠팡 파트너스

쿠팡 파트너스는 자사의 회원이 SNS나 카카오톡, 커뮤니티에 구매 링크를 게재하고 이를 통해 구매가 일어날 경우, 최대 3%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어요. 실제 쿠팡 파트너스를 통해 연간 1.5억 원의 수익을 버는 창작자도 있으니, 이러한 새로운 생태계가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은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어요. 아마존은 '아마존 어소시에이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 기간 제휴 마케팅을 운영해 왔는데요. 예를 들어 식료품의 경우 1% 수익셰어를, 뷰티는 10% 등 카테고리별로 차등 수수료제를 적용하면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크리에이터를 '보상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마존의 이러한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을 국내 기업들이 벤치마킹해 최근,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거죠.
소비행태의 변화와 심화된 마케팅 기법
이처럼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이 각광받게 된 배경에는 소비행태의 변화가 있습니다. 검색 기반 쇼핑에서 발견형 쇼핑으로 전환되는 흐름 덕분이거든요. 닐슨IQ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27%는 SNS에서 일반인이나 인플루언서의 구매 후기를 보고 구매 욕구를 느꼈다고 답했어요.
개인의 추천이 새로운 구매 트리거로 자리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소비자는 알고리즘보다 사람의 경험에 반응하고 브랜드보다는 콘텐츠에 몰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은 브랜드 입장에서도 매력적입니다. 매출이 발생한 만큼만 수익을 배분하기 때문에 초기 광고비 부담이 거의 없고요.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자발적인 확산이 가능하죠. 성과 기반의 구조이므로 실제 브랜드사의 리스크가 낮은 편이면서 창작자에게는 부업의 기회가 됩니다. 실제 국내에서는 직장인과 주부, 학생들까지 자신의 SNS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생활형 크리에이터'로서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한편, 시장 조사 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어필리에이트 시장의 규모는 2024년 기준, 174억 달러(약 24조 7천억 원)수준이고, 2033년까지 627억 달러(약 89조 원)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포브스는 이미 전 세계 이커머스 매출의 16%가 어필리에이터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어요. 이커머스 기업과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전문 에이전시까지 등장하면서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 중입니다.
하지만 문제도 있어요. 링크를 통한 돈벌이가 과열되면서 '낚시 광고'나 '납치형 광고'처럼 소비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클릭 유도형 콘텐츠가 범람하면서 플랫폼 이미지가 훼손되는 우려가 커지는 거죠. 그래서 쿠팡은 최근 '납치형 광고'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부는 악성코드나 개인정보 유출 위험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어뷰징, 악용 사례를 제재하는 과정도 필요해 보이고요. 제휴 마케팅은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만큼 그 신뢰가 훼손되는 순간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이 새로운 시대의 마케팅 모델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려워요. 광고의 중심이 이제는 브랜드에서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광고 예산보다는 '신뢰 자본'을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 온 거예요. 누가 말하느냐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더 중요해진 시대, 소비자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아닌 '내가 아는 사람의 경험'을 구매하는 겁니다.
따라서 마케터는 단순히 제휴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브랜드와 창작자의 궁합이 맞는지, 적합한지에 대해 정교하게 설계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창작자가 진정으로 사용하는 제품인지, 콘텐츠가 브랜드의 철학과 어긋나지는 않는지 그리고 그 관계가 투명하게 공개되는지를 점검해야 해요. 신뢰가 무너지면 매출도 함께 무너질 수 있어요.
그래서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은 결국 '신뢰의 유통망'을 구축하는 작업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브랜드가 신뢰할 만한 사람을 매개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소비자는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는 거죠. 그 선순환이 깨지지 않도록 브랜드는 진정성 있는 협업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브랜드의 광고를 파는 마케터인가요? 신뢰를 파는 마케터인가요?
마케터의 시선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은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를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브랜드는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광고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일치하는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는 게 좋아요.
이를 위해서 브랜드와 어울리는 크리에이터를 발견하고, 소규모 테스트도 진행하면서 우리와 결이 맞는지 꾸준하게 합을 맞추어 가다 보면요. 소비자들도 이러한 브랜드 활동에 진정성을 느끼게 될 거예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오디언스의 핏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즉, 브랜드-창작자의 정체성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의 관점에서 브랜드가 창작자의 언어를 빌리는 게 아니라, 브랜드 자체가 창작자로서 소비자와 대화하는 시대가 됐다고 봅니다.
신뢰가 곧 자산이 되는 시대. 브랜드는 광고보다 관계를, 예산보다 진정성을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 이 글의 원고는 아샤그룹 이은영 대표님이 제공해 주셨으며, 큐레터가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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