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이 원하는 신박한 마케팅이란 이런 걸까요?

박승준

by. 박승준

26. 03. 12



3월 5일, '2026 미쉐린 가이드' 발표가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10주년을 맞이했고, 새롭게 미슐랭 스타 식당이 되거나, 승급하게 된 곳이 올해 가장 많았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총 46곳(서울 42곳, 부산 4곳)의 미슐랭 스타 식당이 선정됐고요. 가성비 좋은 식당(한국은 45,000원 이하)을 소개하는 '빕구르망'은 71곳, 그 외 식당 116곳을 선정해 총 233곳을 소개했어요.

👉 2026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 총정리


미슐랭은 흑백요리사 덕분에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됐는데요. 이 미슐랭 아니 '미쉐린'이 우리가 아는 글로벌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라는 거 알고 있었나요?


사진 : 미쉐린 가이드


미쉐린(MICHELIN)은 2024년 기준, 약 36조 5,000억 원의 매출을 내는 거대 타이어 기업인데요. 타이어 회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 모음집(?)을 만들게 된 이유는 '마케팅' 때문이었습니다.


1889년, 미쉐린 형제(앙드레, 에두아르)는 자신들의 이름을 딴 타이어 회사를 설립했어요. 당시 자동차의 수 자체가 3,000대 미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그림을 그린 거죠. 어쩌면 이때부터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어요.


형제는 타이어를 팔기 위해서 1가지 마케팅 아이디어를 생각해냅니다. '자동차 여행 안내 책자'를 만드는 거였어요. 간단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의식의 흐름이었죠.


  1. 자동차 여행에 도움을 주는 정보를 준다.
  2.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다.
  3. 타이어 판매도 늘어난다.


이 책자에는 지도는 물론, 타이어 교체 방법, 주유소 위치 등을 담았고요. 여행을 하면서 쉬거나, 먹을 곳을 찾을 거란 생각에 식당, 숙소 등의 정보를 포함하게 돼요.


미쉐린 가이드의 시초가 된 이 '자동차 여행 안내 책자'는 20년 동안 무료로 제공되는데요. 1가지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앙드레 미쉐린이 타이어 가게에 방문했는데, 열심히 만든 가이드북이 작업대 받침으로 쓰이고 있는 걸 본 거죠. 그때 "사람들은 돈을 내고 산 물건만 가치를 인정한다"는 걸 깨닫고 1920년, 새로운 미쉐린 가이드북이 탄생합니다. 가격은 7프랑(지금 약 13,000원).


시간이 지나면서 가이드북의 '레스토랑' 영역이 점점 더 인기가 많아지게 되는데요. 이때부터 '미스터리 다이너' 또는 '레스토랑 인스펙터'라고 불리는 비밀 평가단을 모집합니다. 지금의 미쉐린 평가원처럼 신분을 숨긴 채 익명으로 음식을 평가하는 거죠.


사진 : 미쉐린 가이드


192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훌륭한 식당에게 미쉐린 스타를 주기 시작했으며, 유료 광고를 전면 폐지했습니다. 처음에는 별 1개, 5년 후에는 등급에 따라 0~3개를 주는 방식을 선보였고, 1936년에는 별점 평가 등급의 기준을 세웠어요.


★ : 요리가 훌륭한 식당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그 재료를 사용한 각각의 음식이 확연하게 그 맛을 드러내게끔 높은 수준으로 요리하는 곳


★★ : 요리가 훌륭하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

셰프의 개성과 능력이 잘 드러나도록 전문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음식을 내는 곳. 세련되었을 뿐만 아니라 셰프의 영감을 가지고 있는 음식


★★★ :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

미쉐린 가이드가 부여하는 최고의 영예. 셰프가 직업적으로 이룰 수 있는 가장 높은 점에 올라간, 최상의 요리를 내는 곳.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거나, 오래도록 이어질 클래식이 될 수도 있는 요리를 내는 셰프가 있는 식당


👉 미쉐린 스타란 무엇인가요?


이렇게 참신하면서도 진지한 운영 방식 덕분에 '미쉐린 가이드'는 지금까지도 오랜 역사를 가진, 권위 있는 베스트셀러로 남게 된 거예요.


미쉐린 가이드북은 '타이어를 더 많이 팔려는' 마케팅 수단으로 탄생했어요. 하지만 단순한 홍보물처럼 만들었다면 지금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마케팅이 목적이지만, 콘텐츠의 본질인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철칙을 지켰기에 이렇게 긴 역사를 가질 수 있었다고 봐요.


지금의 마케팅, 콘텐츠도 비슷해요. 콘텐츠가 홍수처럼 터져 나오더라도, 이용자를 위한 정보를 담은 콘텐츠가 브랜드를 향한 신뢰를 만들게 될 거예요.



※ 이 글은 박승준 큐레터 에디터가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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