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디 메크르디가 쿠팡에 입점했습니다. 패션·뷰티까지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는 쿠팡이지만, 아직은 패션과 다소 거리가 있는 플랫폼으로 인식되는데요. 마르디 메크르디라는 브랜드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의아한 선택이었어요.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의 내용에서 그 이유를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었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요약하자면, 마르디 메크르디는 과거에 "원하는 무드로 관리 가능한 매장이 아니면 늘리지 않는다"고 언급한 적이 있지만요. 6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 성장을 위한 선택지로 '쿠팡'을 선택했다는 거예요.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는 게 아니라, 국내 패션 생태계의 한계점이 분명 존재한다는 거죠.
이 콘텐츠를 읽고, 에디터들끼리 대화를 나눴는데요. "패션 브랜드가 쿠팡에 입점하면 무언가 이미지가 달라진다"는 내용이 공통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겨요. "빠른배송, 무료반품. 오히려 쿠팡에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입점하면 좋은 거 아닐까요?"

왜 쿠팡에 입점하면 구매가 꺼려질지, 그리고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는 무엇인지, 그렇다면 마케터가 해야 할 건 뭔지. 이 콘텐츠로 풀어볼게요!
성장이 주춤한 건 사실이에요. 마르디 메크르디의 지난해 매출은 1025억 원으로 전년(1087억 원) 대비 5.6% 감소했어요. 영업이익도 153억 원으로 전년(326억 원) 대비 53.1% 줄었죠. 결국 1조 원까지 거론되던 기업가치는 3천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어요.
"경제 불황이라서 그런 게 아니냐" 할 수 있지만요. 지금 한국에서 MZ를 등에 업은 '3마(마르디 메크르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브랜드 중에서 마르디 메크르디만 성장이 멈췄어요. 지난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를 운영하는 레이어의 매출은 1919억 원으로 27.4% 증가했고, 마뗑킴을 운영하는 하고하우스의 매출은 1030억 원으로 약 2배 성장했어요.
그 이유로는 '자사몰 중심의 개편'이 꼽혀요. 마르디 메크르디는 몇몇 유통 채널에서 철수하고, 자사몰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거든요. 심지어 2021년 무신사의 투자를 받았음에도, 2023년 무신사에서 철수했다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지금은 쿠팡을 제외하면 KREAM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무신사도, W컨셉도, 에이블리도, 지그재그도 아닌 쿠팡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쿠팡을 선택했을까?
쿠팡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어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상장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1. 쿠팡에는 마르디 메크르디를 모르는 고객이 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2030에게 이미 잘 알려진 디자이너 브랜드예요. 무신사를 비롯한 여러 패션 플랫폼 고객에게는 익숙하죠. 다만, 쿠팡을 주요 쇼핑 채널로 쓰는 소비자에게는 낯선 브랜드일 수 있어요.
더군다나 쿠팡의 MAU는 1분기 기준 3,325만으로 국내 커머스 앱 중 압도적이에요. 특히 지난해 하반기 기준 50대 이상이 가장 많이 결제한 리테일 플랫폼이 쿠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요. 쿠팡은 마르디 메크르디를 아직 모르는, 닿지 못한 고객들이 가장 많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2. 쿠팡을 이용한다면?
쿠팡 입점 소식이 나오자마자 업계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쿠팡을 '채널'이라는 도구로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자사몰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쿠팡은 철저히 판매와 배송 효율을 극대화하는 채널로 활용하는 거예요. 실제로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구매할 때 다양한 채널을 비교하고, 익숙한 플랫폼에서 구매해요. 브랜드 경험과 구매 행동이 반드시 같은 곳에서 일어나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력하다면 쿠팡 안에서 대체재가 없어요. 생필품은 쿠팡에서 가격과 스펙 등의 요소로 경쟁하지만, 옷을 살 때는 "마르디 메크르디니까 산다"는 거예요.
여기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강력한 유인책이에요. 로켓배송과 무료반품은 자사몰도, 아직 다른 플랫폼들도 완벽히 구현해내지 못한 영역이에요. 옷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 가장 큰 허들은 "입어보지 못한다"는 건데, 무료반품은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죠.
3. 쿠팡이 마르디 메크르디를 필요로 했다
쿠팡은 지금 패션을 포함한 럭셔리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키우려고 해요. 럭셔리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 론칭이 대표적이에요. 아직은 패션에서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쿠팡은 "우리 생필품만 파는 곳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줄 셈이에요.

이 부분에서 '3마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의 입점은 소비자들의 이미지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거예요. 더군다나 다른 플랫폼에서 볼 수 없는 40종의 단독 상품, '미공개 컬렉션'의 선공개 등 쿠팡과 마르디 메크르디가 적극 협업하면서 패션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오려는 움직임으로 보여요.
덧붙이자면 협상의 주도권이 어느 쪽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만요. 쿠팡이 정말 마르디 메크르디를 필요로 했다면, 수수료나 노출 조건 등을 마르디 메크르디에게 더 유리하게 적용했을 가능성도 추측해 볼 수 있어요.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오히려 "좋아하는 브랜드를 더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고, 무료반품도 가능하네?"라는 긍정적 분석도 가능해요.
이 3가지 이유에 더해, 6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몸집을 키워야 하는 상황도 맞물렸어요. 가장 잘 팔리는 매대(쿠팡)에 브랜드 상품을 깔아두는 건 당연한 선택이었죠.
그런데 왜 우려할까?
1. 어디서 파느냐도 중요하다
가장 솔직한 이유는 팔리는 곳으로도 브랜드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경계가 흐릿해졌지만, 과거에는 백화점에서 파는 브랜드는 백화점 옷, 보세 옷은 지하상가 옷, 동대문 옷 이렇게 불리기도 했어요.
소비자는 어디서 파느냐를 보고 브랜드를 무의식적으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에 최근에서야 럭셔리 브랜드들이 입점하게 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쿠팡 하면 떠오르는 빠른배송, 효율적, 생필품 등의 이미지가 마르디 메크르디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2. 무신사 스탠다드가 편의점에 들어간 건?
오히려 쿠팡보다 편의점이 더 생필품 파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요즘은 집 근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무신사 스탠다드(무신사 PB) X GS25의 협업은 크게 우려가 없었어요.

무신사 스탠다드와 마르디 메크르디의 브랜드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무신사 스탠다드는 '가성비 베이직'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편의점에서 급할 때 빠르게 옷을 살 수 있게 만든, 좋은 협업이 됐던 거죠. 플랫폼의 성격만 중요한 게 아니라, 브랜드와 잘 맞는지도 중요해요.
3. 가격 통제력이 무너진다
쿠팡이 '다이내믹 프라이싱'으로 최저가를 만드는 건 여전히 논란이에요. 한 번 낮은 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정가를 비싼 가격으로 인식할 거예요.
여기에 재고 문제가 더해져요. 패션 브랜드들은 어쩔 수 없이 지난 시즌의 재고를 처리해야 하는데요. 쿠팡의 채널적 특성을 고려하면 '재고 소진 채널'로 반복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렇게 되면 소비자는 "쿠팡에 들어가면 마르디 메크르디가 할인하더라" 인식이 생기고요. 정가로 사는 일이 줄어들어요.
이 2가지가 겹치면 마르디 메크르디라는 브랜드 이미지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가격 통제력'이 서서히 무너질 수 있어요.
네이버는? 에이블리, 지그재그는? 카카오톡은?
자연스럽게 쿠팡만 문제냐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앞서 말한 3마 브랜드 중에서 '마뗑킴'도 네이버에 입점했고요. 우영미, 포터리 등도 있죠. 원래는 동대문 보세 옷을 판매하던 에이블리·지그재그에도 이제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있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마르디 메크르디를 살 수 있어요. 그런데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 않죠.

하나하나 짚어보면 차이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종합몰이지만, 브랜드를 만나는 맥락이 달라요. 콘텐츠·AI 추천을 통해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고 있어요. '노크잇'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패션 카테고리를 따로 큐레이션했고요.
그리고 에이블리·지그재그는 '패션'을 목적으로 접속하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선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하지만 쿠팡은 "얼른 사고, 빠르게 배송받아야지"라는 목적으로 들어오니까 패션과는 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거예요.
물론,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도 소비자들 입장에서 "어? 여기 보세 옷 파는 곳 아닌가?"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패션 소비자'를 만나게 되는 환경이에요. 결국 소비자가 그 플랫폼을 어떤 이유로 들어왔고, 어떤 경험을 기대하느냐죠. 쿠팡은 그 출발점이 달라요.
브랜드에게 주어진 기회
여기서 마케터가 챙겨야 할 방향성이 좁혀져요. 유통 채널들이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는 와중에 채널을 늘리는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이고요. 우리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일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를 고민해야겠죠.
나이키가 대표적인 사례예요. 나이키의 D2C(자사몰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략은 아쉬운 결과를 낳았어요. 유통 채널 입점을 줄이고 자체 판매 채널에 집중했으나, 소비자 접점이 줄어들게 된 거예요. 판매처가 줄어드니 재고가 쌓였고요. 이를 줄이기 위해 할인을 계속하니,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 거죠.
동시에 패션 버티컬 커머스도 정답이 아니게 됐어요.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 467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1% 성장하고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는데요. 이마저도 지속 성장을 담보하진 못해요. 일단 무신사 스탠다드가 지난해 기준 매출(4520억 원)이 34% 성장하면서 가파르게 크면서 무신사 내부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요. 광고 경쟁도 동반되겠죠. 브랜드 입장에서는 채널 의존도는 커지는데,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회일 수 있어요. 무신사, 올리브영 등 버티컬 커머스는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고요. 종합몰은 패션, 뷰티로 진출하고 있죠. 플랫폼들은 더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카테고리에 적합한 서비스, 정책 등으로 브랜드들을 맞이할 거예요. 쿠팡은 패션 브랜드들이 브랜드 가치 훼손을 우려하지 않게 노력하겠죠.
브랜드도 마찬가지예요. 무신사 스탠다드가 편의점에서 1년 만에 매출 2배를 기록한 것처럼 브랜드와 채널이 잘 맞을 때 시너지는 더욱 커져요. "어느 채널에 누가 입점했다"는 짧은 기간 관심을 끌겠지만요.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채널 안에서 어떤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지가 더 중요할 거예요.
우리 고객들은 브랜드의 가치를 어디서, 어떻게 찾고 있는지, 각 채널에서 브랜드가 최대한 매력 있게 보일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게 가장 필요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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