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근처에 메가커피 컴포즈커피가 가득한 이유를 알겠네요

안대선

by. 안대선

26. 06. 15



지난번 거시환경(PEST)을 다뤘던 글,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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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한 발 더 안쪽으로 들어가, 우리가 매일 부대끼는 '산업환경분석'을 해볼게요. 바로 마이클 포터의 5 Forces(다섯 가지 힘)예요.


5 Forces (다섯 가지 힘)


  1. 기존 경쟁자와의 경쟁
  2. 신규 진입자의 위협
  3. 대체재의 위협
  4. 공급자의 교섭력
  5. 구매자의 교섭력


이 다섯 가지 힘이 우리 브랜드의 수익성을 얼마나 압박하는지를 보는 틀이에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이것도 "커피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진입장벽이 낮다"처럼 뻔한 진단서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대체 뭐가 다른 걸까요?


다섯 가지 힘을 '진단'하는 것과, 그 힘의 방향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설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에요. 잘하는 카페 브랜드들은 이 힘을 그저 측정하지 않아요. 어떤 힘은 더해서 키우고, 어떤 힘은 빼서 무력화하고, 어떤 힘은 시너지로 바꾸고, 어떤 힘은 분산시키거나 세분화 하죠.


이 글에서는 카페 기획자의 시선으로 사례와 함께 5 Forces를 풀어드릴게요. 진단서는 덮고, 지금 당장 산업 구조를 우리 편으로 만들 전략의 기준을 함께 정리해보죠. 저와 함께 하실 준비 되셨나요? 그럼 시작합니다.




1. 기존 경쟁자와의 경쟁


같은 링에서 모두가 똑같은 무기로 싸우면 결국 출혈 경쟁만 남아요. 잘하는 브랜드는 다투던 경쟁의 축을 없애요.



분위기,공간 경쟁축 제거: 저가커피


투썸이 '공간과 분위기(제3의 공간)'로 경쟁할 때, 저가커피는 그 축을 과감히 뺐어요. 넓은 좌석, 고급 인테리어, 긴 체류 시간을 덜어내고 "저렴하게, 빠르게, 테이크아웃 중심"이라는 단 하나의 축만 남겼죠.


사진 :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저가커피들은 모두가 올라가려 경쟁하는 '프리미엄 공간' 링에서 빠지니, 싸울 상대가 사라진 거예요. 이는 싸우기 전에 싸울 이유를 없앤 것과 같아요.


대선C의 TIP

무엇을 뺄지 정하려면 '우리 고객이 진짜 돈을 내는 이유'를 봐야 해요. 테이크아웃 고객에게 넓은 홀은 비용일 뿐 가치가 아니에요. 고객이 가치를 못 느끼는 축(넓은 좌석, 풀메뉴)을 빼면, 그 비용이 곧 가격 경쟁력이나 마진으로 돌아와요.



비용을 줄이고 가격으로 승부: 저가커피


저가커피는 화려한 마케팅, 복잡한 메뉴, 고비용 인테리어를 덜어내고 효율에 집중했어요. 그 결과 상품 매출 원가율을 많이 낮췄죠.


고객이 생각하기에 부담되는 가격이 아니라, 이 정도면 적정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더 비싸게, 더 화려하게 경쟁하는 대신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남기는 쪽을 택한 거예요.


대선C의 TIP

여기서 목적은 싸구려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남는 장사가 되는 것'이에요. 안 팔리는 메뉴를 빼면 재고 로스, 교육 시간, 주문 혼란이 같이 빠져요. 메뉴 수를 줄이는 게 두렵다면, 한 달간 판매 데이터를 뽑아 하위 매출 메뉴부터 조용히 빼보세요.



2. 신규 진입자의 위협


카페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기로 유명한 산업이에요. 보증금, 권리금, 시설투자비만 있으면 누구나 옆 골목에 카페를 열 수 있죠. 이 '신규 진입자의 위협'이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끊임없이 갉아먹어요. 그래서 잘하는 브랜드는 낮은 장벽 위에 자신만의 벽을 구축해요.



규모, 모델 장벽 만들기: 메가커피


저가커피는 진입장벽이 가장 낮아 보이지만, 메가커피는 여기에 '규모의 경제'와 '톱모델'을 더해 후발주자가 넘기 힘든 벽을 만들었어요. 2024년 기준 가맹점 3,325개로 업계 1위에 올랐고, 손흥민 같은 톱모델 마케팅, 그리고 엔시티 위시와 SM 엔터테인먼트의 서브 모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극대화했죠.


실제 매출 또한 저가커피들 중 높은 편이다 보니 타 경쟁사들에 비해 출점 속도도 높은 편이에요. 다른 신규 저가 브랜드가 이 '점포 수 × 모델 파워'를 따라잡기란 사실상 어려운 편이죠.


사진 : 메가MGC커피


대선C의 TIP

규모가 없는 우리는 인지도라는 장벽을 동네 단위로 쌓아야 해요. 전국 톱모델은 못 써도, 우리 상권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카페(배달앱 노출 1위, 동네 인스타 태그 1위)가 되는 순간, 신규 진입자에겐 '이미 자리 잡은 곳'이라는 심리적 장벽이 생겨요.



3. 대체재의 위협


요즘 카페의 가장 무서운 적은 옆집 카페가 아니라 '집'일지도 몰라요. 캡슐 커피, RTD(즉석음용) 커피, 편의점 에스프레소 머신, 홈카페까지 매장 밖에서 커피를 해결하는 대체재가 카페 수요를 갉아먹고 있죠. 잘하는 브랜드는 이 대체재와 싸우지 않고, 아예 자기 라인업으로 흡수해요.



대체재 진영이 거꾸로 경험을 더하다: 카누


대체재의 대표주자인 캡슐, 인스턴트조차 카페 경험을 더해 진화하고 있어요. 카누 바리스타는 전용 머신과 체험 팝업(북촌·스타필드)으로 '집에서 즐기는 카페 경험'을 곱했죠.


이건 거꾸로 카페에 주는 교훈이에요. 대체재가 '경험'으로 카페 영역을 침범하듯, 카페도 '집에서의 편의'를 곱해 대체재 영역으로 넘어가야 양쪽 수요를 다 쥘 수 있어요.


카누 온더 테이블 팝업 성수 (사진 : 이노레드)


대선C의 TIP

대체재와 우리의 경계는 생각보다 흐려요. 카누는 '편의'에 '경험'을 곱했어요. 우리는 반대로 '경험'에 '편의'를 더하면 돼요. 매장 음료를 그대로 담은 보틀 음료, 정기 구독 드립백처럼요. 대체재가 넘어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 영역을 더해서 들어가세요.



홈카페, 캡슐, RTD, 편의점 커피라는 대체재의 파도는 막을 수 없어요. 하지만 잘하는 브랜드는 이 거대한 위협을 우리가 한 조각씩 가져갈 수 있는 작은 수요들로 나눠서 봐요. 통째로 보면 막막한 위협도, 쪼개면 우리가 흡수할 수 있는 채널 목록이 되죠.



대체 수요를 채널별로 쪼개 흡수: 폴바셋, 드롭탑


집에서 마시는 수요라는 한 덩어리를 폴바셋·드롭탑 같은 전문점은 잘게 나눠 공략했어요. 마트에서 사는 수요는 캡슐(롯데마트 협업)로, 온라인 수요는 원두·드립백 가공품으로 나눴죠.


물론 매장 수요는 그대로 음료로 판매하면서 대체재에 통째로 빼앗기는 대신, 대체 수요를 채널 단위로 나눠 각각에 우리 제품을 꽂은 거예요.


폴바셋 바리스타 파우치 상품 (사진 : 폴바셋)


대선C의 TIP

"홈카페에 손님 뺏긴다"를 한 덩어리로 보면 답이 없어요. 아침 출근길, 사무실 비치, 주말 집콕 수요처럼 쪼개 보세요. 그중 우리가 드립백, 보틀, 구독으로 가져올 수 있는 한 조각부터 시작하면, 위협이 신규 매출 채널로 바뀝니다.



4. 공급자의 교섭력


특정 원두 공급사에 의존하면, 그들이 가격을 올릴 때 속수무책으로 끌려가요. 이게 강한 '공급자의 교섭력'이에요. 원두 국제 시세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뛴 최근 환경에서는 더 치명적이죠.



자체 로스팅으로 의존도 줄이기: 컴포즈커피


컴포즈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운영해요. 생두 수입–로스팅–포장–유통을 원스톱으로 관리하니 중간 유통마진과 외부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죠


생두를 직접 수입하는 것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는 큰 힘이 돼요. 원두값이 올라도 가성비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이에요.


컴포즈커피 로스팅 공장 (사진 : 컴포즈커피)

대선C의 TIP

공장을 짓는 건 대기업 얘기지만, 핵심 원리는 '중간 단계 빼기'예요. 도매상을 거쳐 원두를 받는 대신 로스터리와 직거래만 해도 한 단계가 빠져요. 한 단계를 뺄 때마다 공급자가 가격을 흔들 여지도 같이 줄어들어요.



5. 구매자의 교섭력


구매자(고객)의 교섭력이 강하다는 건, 고객이 언제든 우리를 버리고 옆집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커피만큼 고객의 변심이 쉬운 산업도 없죠. 그래서 잘하는 브랜드는 떠나려는 고객의 발목을 잡는 '전환비용'을 더해요.



앱 스탬프 적립: 메가커피, 컴포즈


저가 커피도 마찬가지예요. 메가커피, 컴포즈 같은 브랜드는 앱 기반 스탬프 적립으로 "몇 잔 마시면 무료"라는 작은 전환비용을 깔아둬요.


사진 : 왼쪽 - 메가커피 앱 / 오른쪽 - 컴포즈커피 앱

이게 별 게 아닌 거 같지만요. 자주 방문하다 보면 앱 스탬프 한 칸이, 가격 민감한 저가 시장에서 고객을 옆집으로 못 가게 잡는 강력한 요인이 돼요.


대선C의 TIP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장일수록 "거의 다 모았다"는 막바지 심리가 무기예요. 10칸 중 8칸이 찼을 때 고객은 옆집 할인을 포기해요. 적립이 9칸쯤에서 "곧 무료"를 강조하는 푸시 한 번이, 가격 민감 고객의 교섭력을 꺾는 가장 싼 방법이에요.



대선C의 Comment


다섯 가지 힘을 그저 진단만 하면 보고서로 끝나지만 잘 활용하면 우리 브랜드의 '설계도'가 돼요.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다섯 가지 힘 앞에서 어떻게 우위를 만들고 있나요?"


진단서는 이제 그만 덮고 이 질문부터 던져보셔도, 산업의 구조를 돌파할 다음 한 수는 충분히 보일 거예요.


여러분, 이번 큐레터 어떻게 보셨나요?


좋아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 오늘 F&B 기획자의 관찰일지는 대선C(안대선)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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