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메시지에 기반한 뾰족한 컨셉의 브랜드 채널을 개설하고 싶은 담당자들이 많은데요. 막상 채널을 만들려고 하면 가장 먼저 콘텐츠 아이디어부터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포맷이 유행하는지, 어떤 출연자를 섭외할지, 어떤 제목이 조회수가 잘 나올지를 먼저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브랜드 채널의 출발점은 콘텐츠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오늘은 토스의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메시지가 어떻게 하나의 채널과 콘텐츠 시리즈로 이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토스 머니그라피 채널에서 <토킹헤즈> 등 연출을 담당한 배채민 PD의 인터뷰 내용은 직접 인용 방식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조회수가 잘 나오는 콘텐츠 기획법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에요. 브랜드 채널을 설계할 때 먼저 정해야 할 네 가지를 말하고자 합니다.
목적 → 메시지 → 채널 컨셉 → 시리즈 포맷
왜 이 채널을 운영하는지, 무엇을 말할지, 어떤 관점으로 보여줄지 차례대로 정한 뒤, 이를 반복 가능한 콘텐츠로 만드는 거예요.
1. 목적 설정
채널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기업의 유튜브 등 브랜드 채널은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많은 브랜드가 이를 실천하지 못할까요?
브랜드 전체의 채널 포트폴리오 전략이 미비할 확률이 높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뉴스레터 등 각각의 온드 채널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명확하게 나누지 않으면 하나의 채널에 여러 목적을 한꺼번에 담게 됩니다.
"브랜드 미션 전달 등 브랜드 마케팅, 상품의 노출을 통한 상품 마케팅, 그리고 커머스로 연결한 판매 증진 방안까지"
이렇게 욕심 많은 채널을 운영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는데요.
역설적이게도 뾰족한 목표를 설정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합의'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합니다. 실제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질문해 보면 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있을 때도 많습니다.
<머니그라피> 채널의 목적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브랜드 팬덤을 만드는 거죠. 흥미로운 것은 이 목표에 도달하는 순서입니다.
처음부터 브랜드를 앞세우기보다 콘텐츠 자체의 팬덤을 먼저 쌓는 것을 지향했습니다. 그 팬덤이 결국 토스의 팬덤이 된다고 봤습니다. 순서를 뒤집은 거죠.
토스 <머니그라피> 배채민 PD
브랜드를 먼저 노출하고 팬덤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팬덤을 먼저 만들고 그것이 브랜드로 흘러가도록 설계했다는 의미입니다. 채널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가 명확하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을 거예요.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목적이 많은 무거운 상태여서는 곤란합니다. 브랜딩도 하고, 제품도 알리고, 판매도 하고, 채용에도 활용하려는 순간 채널은 점점 뭉툭해집니다.
먼저 질문해 보세요.
"이 채널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가능하면 하나의 답으로 좁혀야 합니다.
2. 브랜드 메시지 설정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정해야 합니다
채널의 목적을 정했다면 다음은 메시지입니다.
목적이 "왜 채널을 운영하는가"에 대한 답이라면, 메시지는 "이 채널을 통해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토스는 "금융을 쉽게"라는 명확한 브랜드 미션이 존재합니다. 토스의 모든 상품, 서비스, 고객 경험은 이 브랜드 미션에 기반하죠. 토스라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는 "금융을 쉽게"로 정의됩니다.
토스의 상품 가입부터 이용까지의 전 과정은 최대한 쉽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UI, UX도 브랜드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거예요.
그뿐 아니라 토스의 콘텐츠도 이 브랜드 메시지에 기반해서 일관된 방향성을 전달합니다. <머니그라피>는 이 브랜드 메시지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재밌는 콘텐츠를 즐기면서 토스의 브랜드 미션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죠.
또한 콘텐츠 팬덤을 먼저 쌓는 전략에서도 브랜드 메시지가 출발점이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콘텐츠의 팬덤을 토스의 팬덤으로 이식시키기 위해서는 그 지향점이 일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미션인 "금융을 쉽게"를 채널의 컨셉으로 정했어요.
토스 <머니그라피> 배채민 PD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금융을 쉽게"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미 좋아하는 것 속에서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토스 <머니그라피> 배채민 PD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콘텐츠에 담는다는 것은 메시지를 계속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시청자가 콘텐츠를 즐기는 과정에서 그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발견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채널의 목적에 맞는 명확한 메시지 설정에 취약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콘텐츠부터 기획하려는 경우도 있죠.
유행하는 밈을 활용한다고 해서 브랜드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습니다.
콘텐츠 기획보다 먼저 브랜드가 무엇을 말할지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가 뒤따라야 해요.
3. 채널 컨셉 설정
메시지를 한 줄의 채널 컨셉으로 바꿔야 합니다
"취향, 문화, 경제
ORIGINAL CONTENT BY TOSS"
<머니그라피>의 채널 컨셉은 이렇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취향, 문화, 경제라는 소재에 기반한 토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금융을 쉽게"라는 추상적인 브랜드 메시지가 여기서 콘텐츠의 언어로 한번 더 구체화됩니다.
금융만 이야기하는 채널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미 좋아하는 취향과 문화, 경제안에서 브랜드 메시지를 발견하는 채널이 되는 거예요.
채널의 한 줄 정의 안에서만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가장 예능에 진심인 편의점 채널' (GS25 이리오너라)
*구버전, 현재는 'GS25 공식 유튜브 채널'로 변경
'맛있는 거 먹으면서, 맛있는 거 보세요' (컬리 일일칠)

이렇게 성공하는 브랜드 채널은 한 줄 정의가 명확합니다.
큰 기업들이 부캐 채널을 만드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기업명 아래 수많은 목적, 메시지를 담을 경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팬덤을 만들기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목적을 나눠 뾰족한 한 줄 정의를 하기 위해 채널을 나누는 거죠.
앞에서 언급한 브랜드 채널이 '포트폴리오 전략'을 갖춰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머니그라피>는 토스의 유일한 유튜브 채널이 아닙니다. 토스가 전달해야 하는 모든 이야기를 하나의 채널에 담지 않고, 특정한 목적과 메시지를 가진 별도의 미디어로 설계한 거예요.
그래서 기업의 공식 유튜브라는 넓은 정의보다 '취향과 문화, 경제 속에서 토스를 발견하는 콘텐츠'라는 뾰족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채널 컨셉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한 줄을 읽었을 때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채널에서는 어떤 콘텐츠를 볼 수 있는가"
4. 시리즈 포맷 기획
채널 컨셉을 반복 가능한 시리즈 포맷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취향, 문화, 경제 ORIGINAL CONTENT BY TOSS (채널 컨셉)
<머니코드>, <B주류경제학>, <토킹헤즈> (시리즈 포맷)
<머니그라피>는 채널 컨셉에 연계된 시리즈 포맷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리즈 포맷이란, 소재, 출연자 등 변화를 통해 10편 이상 제작이 가능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 주요 소재를 바꿔가면서 고정된 포맷으로 토크를 이어가는 것이 시리즈 포맷의 특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시리즈가 서로 달라 보여도 모두 같은 브랜드 메시지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배채민 PD가 언급한 시리즈별 기획 방식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B주류경제학>은 웹툰, 커피, 스니커즈처럼 경제 채널에서 흔히 다루지 않던 취향의 소재를 '재무제표'라는 도구로 해석합니다. 이 방식에 대해 "이게 경제 얘기라고?" 싶은 소재를 실제 산업 구조와 재무제표로 풀어내면 "금융은 멀고 어렵다"는 거리감이 줄어들죠.
<K's 스터디>는 '체험'에 적합한 야외 예능이라는 형식을 활용했고, <토킹헤즈>는 대중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산업과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반드시 포함하는 방식으로 설계했습니다.
형식은 다릅니다. 하지만 모두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재에서 경제를 발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하나의 브랜드 미션이 서로 다른 콘텐츠 시리즈 안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는 것. 이것이 브랜드 메시지를 콘텐츠로 연결한다는 것의 실제 모습이죠.
앞서 말한 유튜브 채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예능에 진심인 편의점 채널
<미쳐버린 편의점>, <편의점미식회>
맛있는 거 먹으면서, 맛있는 거 보세요.
<덱스의 냉터뷰>, <사나의 냉터뷰>
한 줄로 정의된 뾰족한 채널 컨셉에 연계된 시리즈 포맷을 제작하고 있어요.
"맛있는 거 먹으면서(마켓컬리의 음식과 상품), 맛있는 거 보세요"(웹예능 콘텐츠라는 채널 컨셉에 기반해서 나온 대표적인 시리즈가 <덱스의 냉터뷰>입니다.
냉장고라는 장치를 활용해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음식과 상품을 경험하게 만듭니다.
물론 브랜드마다 채널의 목적은 다를 수 있습니다. <머니그라피>와 <일일칠>이 향하는 곳도 같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적을 명확하게 정하고, 그 목적에 맞는 메시지와 컨셉, 포맷을 일관되게 연결하는 겁니다.
브랜드 채널은 콘텐츠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많은 브랜드 채널 중 진정한 의미의 팬덤을 만들고, 브랜드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그 앞단의 설계가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 채널을 만들 때는 콘텐츠 아이디어를 고민하기 전에 네 가지를 먼저 정해 보세요.
- 목적 : 왜 이 채널을 운영하는가
- 메시지 :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 컨셉 : 어떤 관점과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가
- 포맷 : 그것을 어떤 반복 가능한 콘텐츠로 만들 것인가
<머니그라피>가 보여주는 것도 결국 이 구조입니다.
"금융을 쉽게"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반복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취향과 문화 안에서 경제를 발견하게 만들고, 그것을 여러 시리즈로 반복해요.
유행하는 콘텐츠를 따라가는 채널보다,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사람들이 보고 싶은 콘텐츠로 바꾸는 채널이 오래 살아남습니다.
※ 이 글의 원고는 유크랩(유튜브 마케팅 컴퍼니) 선우의성 대표님이 제공해 주셨으며, 편집은 큐레터가 진행했습니다.
🎬 콘텐츠 마케팅 공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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