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처음으로 캐릭터 콜라보 시도해보는데요

윤진호

by. 윤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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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9. 21


요즘 올리브영에 들어가면 산리오 캐릭터들이 가득 채워져 있죠. 다이소에도 정말 많은 제품들에서 캐릭터가 발견되고요. 요즘 브랜드에서 정말 많은 캐릭터 콜라보를 만나게 됩니다.


신제품 패키지에도, 팝업에도 등장하고, 굿즈도 함께 만들어져요. 캐릭터 하나 붙였을 뿐인데 평범했던 제품이 갑자기 귀여워지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팬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 담당자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우리도 요즘 인기 있는 캐릭터랑 콜라보해볼까?"


사진: 올리브영


그런데 여기서부터 조금 조심해야 해요.


캐릭터가 유명하다고 반드시 좋은 콜라보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팔로워가 많다고 잘 팔리는 것도 아니고, 인기 있는 캐릭터를 브랜드에 붙였다고 모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아니에요.


저는 디즈니와 노티드에서 수많은 캐릭터와 브랜드 콜라보를 경험했어요. 잘 맞아떨어져 좋은 결과를 만든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유명한 브랜드와 만났는데도 생각보다 조용히 끝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 (디즈니) 굿즈 잘 팔려서 또 만들었는데.. 재고가 남았어요 아 

👉🏻 (노티드) 분명 마케터였는데 인형탈 알바가 됐습니다.. 


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캐릭터 콜라보 상대를 선택할 때 꼭 살펴봐야 할 것들을 꺼내볼게요!



콜라보는 1+1이 아니다


먼저 콜라보의 본질부터 생각해 볼게요.


콜라보는 무엇일까요?


두 브랜드의 로고를 함께 넣는 것일까요? 유명 캐릭터를 제품에 붙이는 것일까요? 서로의 SNS에 게시물을 올려주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콜라보의 본질은 '가치를 교환하는 일'입니다.


사진: 올리브영 (롬앤 한올 브로우 카라 미니 (쿠로미/한교동))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가치에, 상대가 가진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과정이요. 예를 들어 오래된 브랜드에 아티스트 콜라보로 젊은 감도를 더할 수도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가 유명 브랜드의 공간과 고객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대중적인 브랜드가 강한 캐릭터 팬덤을 만나 새로운 관심을 받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콜라보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겁니다.


"왜 이 둘이 만나야 하지?"



콜라보 전에 물어볼 5가지


많은 브랜드가 콜라보를 시작할 때 상대부터 찾아요.


"요즘 핫한 캐릭터가 뭐지?"

"최근 잘 나가는 브랜드 어디지?"

"이 캐릭터랑 한번 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지만 순서가 반대입니다.


파트너를 찾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정리되어 있어야 해요.


콜라보를 시작하기 전 5가지 질문


1. 우리는 왜 콜라보를 하려고 하는가?

2.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3. 무엇을 새롭게 더하고 싶은가?

4. 그 가치와 가장 잘 맞는 파트너는 누구인가?

5. 파트너사는 우리와 함께해서 무엇을 얻는가?


특히 마지막 질문이 중요한데요. 콜라보는 한쪽만 좋은 거래가 아닙니다. 상대도 반드시 얻는 것이 있어야 해요.



'유명세'보다 '행동하는 팬'


캐릭터 콜라보 상대를 찾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있어요.


"이 캐릭터 유명한가요?"

"팔로워 수가 얼마나 돼요?"

"요즘 뜨고 있나요?"


물론 인지도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 보면 위험해요. 팔로워가 많다고 반드시 강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팔로워는 숫자고, 진짜 팬은 행동을 해요.


짱구는 못말려! X 카카오프렌즈 (사진 : 카카오)


팬들은 캐릭터 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별명처럼 자연스럽게 부르죠.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고, 이모티콘을 쓰고, 굿즈를 사고, 가방에 키링을 달고 다닙니다. 팝업이 열리면 찾아가고,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기다려요.


이 행동이 반복될 때 비로소 '팬덤'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어요. 콜라보는 결국 이 행동의 힘까지 함께 가져오는 일이에요.



'좋아요'와 '구매'는 다른 선택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봐야 해요.


콘텐츠를 좋아하는 것과 그 캐릭터를 실제로 소유하고 싶은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SNS에서 귀여운 캐릭터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는 데는 몇 초면 돼요. 하지만 굿즈를 구매하는 데는 돈을 지불해야 하고, 팝업에 가려면 시간을 내야 하죠. 좋아요는 순간의 공감에 가깝지만, 구매는 한 단계 더 나아간 행동입니다.


이랜드 스파오, 성수 '스파오프렌즈 랩' 매장 오픈 (사진 : 이랜드)


"이 캐릭터를 내 가까이에 두고 싶다."


이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구매입니다. 그래서 팔로워 수가 많아도 굿즈 판매가 약할 수 있고, 반대로 팔로워 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팝업과 굿즈에서는 압도적인 반응을 보이는 캐릭터도 있어요. 캐릭터 콜라보를 고민한다면 단순한 숫자보다 팬들의 행동을 봐야 해요.


  • 댓글은 얼마나 활발한가?
  • 굿즈를 실제로 구매하는가?
  • 팝업이나 이벤트에 찾아가는가?
  • 팬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가?
  • 반복적으로 구매하고 참여하는가?


이런 지표들이 팬덤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팬덤이 크다고 무조건 좋을까?


그렇다면 팬덤이 강력한 캐릭터를 찾으면 끝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입니다. 아무리 강한 팬덤을 가진 캐릭터라도 브랜드의 정체성과 연결되지 않으면 콜라보의 설득력이 약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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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알엑스 X 가나디 콜라보 전제품 (사진: 코스알엑스)


캐릭터는 자신만의 세계관과 성격, 팬들이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어요. 브랜드 역시 고유의 제품, 고객, 메시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콜라보는 두 세계를 단순히 붙이는 일이 아니라, '둘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이에요.


예를 들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유머와 브랜드의 위트가 만날 수도 있고, 캐릭터의 따뜻한 메시지와 브랜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연결될 수도 있어요. 연결성이 부족하면 콜라보 제품과 공간을 찾고 콘텐츠에 반응하는 팬의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캐릭터는 '재해석'되어야 한다


좋은 콜라보는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붙이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우리 브랜드의 맥락 안에서 다시 해석해야 해요. 캐릭터를 브랜드의 무기로 활용해 온 전 인생네컷 CMO 서기석 님은 캐릭터 콜라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캐릭터의 유니버스와 고유성을 존중하되, 우리 브랜드의 맥락 안에서 재해석해야 합니다."


인생네컷 X 이삼십 (사진: 인생네컷)


이 말에서 중요한 것은 '재해석'이에요. 캐릭터의 고유한 성격은 지키되, 그대로 가져다 붙이는 데서 끝나서도 안 됩니다. 두 브랜드가 만났기 때문에 새롭게 생기는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이 캐릭터가 우리 브랜드를 만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면 어떤 행동을 할까?"

"우리 공간에 온다면 어떤 이야기가 벌어질까?"


이렇게 둘 사이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죠. 그때 비로소 콜라보는 단순한 라이선스 상품을 넘어 하나의 스토리가 되고 콘텐츠가 됩니다.



결국 고객이 얻는 것


브랜드 A가 많이 노출되고, 브랜드 B가 매출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콜라보에는 마지막 진짜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고객'이요. 좋은 콜라보를 기획할 때는 세 가지 질문이 함께 가야 해요.


  • 브랜드 A는 무엇을 얻는가?
  • 브랜드 B는 무엇을 얻는가?
  • 고객은 이 둘의 만남을 통해 무엇을 새롭게 경험하는가?


이 세 가지가 맞아 떨어질 때 콜라보는 완성됩니다. 고객 입장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면 두 브랜드가 아무리 좋아도 별 반응 없이 끝날 수 있어요. (실제로 조용히 묻혀 사라지는 콜라보도 정말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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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올리브영 (원이의 첫 번째 콜라겐 루틴)


반대로 "이 둘, 왜 이제야 만난거야?"같은 놀라움을 만들 수도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고객은 순간의 화제성을 넘어 제품을 사고, 사진을 찍고, 공간을 찾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SNS에 남깁니다. 고객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콜라보가 완성되는 거예요.



좋은 캐릭터 콜라보는 '팬덤의 교환'


캐릭터 굿즈 브랜드 콘콘의 서소영 대표는 캐릭터 콜라보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을 이렇게 이야기해요.


"캐릭터 콜라보를 고민한다면 인지도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어요. 팬덤의 깊이예요."


두산 X 망그러진 곰 (사진: 카카오톡 선물하기)


좋은 캐릭터 콜라보는 단순히 유명세를 빌려오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팬덤이 만나고, 서로의 세계를 경험하게 만드는 일이에요. 그래서 캐릭터를 볼 때는 숫자 뒤의 '관계'를 봐야 해요. 그 캐릭터를 누가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얼마나 깊게 좋아하는지, 그리고 그 팬들이 우리 브랜드를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행동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이게 맞아떨어지면 콜라보는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새로운 팬 문화를 만들 수 있어요.



캐릭터 콜라보 전 꼭 확인해야 할 5가지


마지막으로 정리해 볼게요.


캐릭터와의 콜라보를 고민하고 있다면 아래 다섯 가지부터 체크해보세요.


1. 캐릭터와 브랜드의 팬덤 사이에 시너지가 있는가?

2. 캐릭터와 브랜드의 세계관이 잘 어울리는가?

3. 이 캐릭터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은가?

4. 두 브랜드를 연결하는 이야기가 있는가?

5. 고객에게 실제로 매력적인 결과물이 나오는가?


이 다섯 가지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다면 좋은 콜라보를 시작할 준비가 된 거예요. 반대로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아직은 유명한 캐릭터를 찾을 때가 아닙니다.


먼저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더하고 싶은지부터 정리해야 해요. 콜라보는 단지 둘을 붙이기만 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가치를 더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입니다.


사진: 올리브영 (청미정과 폼폼푸린)

브랜드 콜라보, 캐릭터 콜라보가 필요하신가요? 다음 글에서도 콜라보의 유용한 팁을 꺼내올게요!


디즈니와 노티드에서 수백개가 넘는 콜라보 제안을 받으며 알게 된 것들, 그리고 수많은 제안 중 실제로 선택받는 제안에는 무엇이 달랐는지 모두 다요!


*본 내용은 저서 <귀여움을 팔아라> 내용의 일부를 활용하였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책에서 만나보세요 :)


(NEXT) 귀여움을 파는 무기들 : 수백개의 콜라보 제안을 받으며 알게 된 것


* 이 글의 원고는 윤진호(마케터초인)님이 작성하였으며, 큐레터가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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