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 제안했더니 저보고 누구녜요

윤진호

by. 윤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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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0. 26


지난 글에서는 좋은 콜라보 상대를 고르는 법을 이야기했습니다.

👉🏻 이번에 처음으로 캐릭터 콜라보 시도해보는데요


유명세보다 팬덤의 깊이와 브랜드와의 연결성, 그리고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 이번에는 그 시작점으로 가보겠습니다. 우리가 먼저 콜라보를 제안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디즈니와 노티드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며 정말 많은 콜라보 제안을 받았습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 10건이 넘게 들어왔고, 메일은 기본이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거나 건너건너 소개를 받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제안은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도 전에 끝났습니다.


수백 건의 제안을 받고 직접 수많은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것은, 실제로 성사되는 제안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차이를 세 가지 질문으로 꺼내보겠습니다.



1. 우리는 누구인가?


많은 콜라보 제안이 처음부터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런 제품을 같이 만들고 싶다, 이런 팝업을 해보면 어떻겠냐, 협업 한번 해달라는 식이죠. 그런데 상대방 입장에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런데… 누구시죠?"입니다.




상대 브랜드가 우리를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특히 대형 브랜드나 인기 IP라면 하루에도 수많은 제안을 받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보다 먼저,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 이해 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이 세 가지는 들어가야 합니다.


  • 우리는 어떤 차별점을 가진 브랜드인가?
  •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는가?
  • 우리는 어떤 고객을 가지고 있는가?


    거창한 회사 소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길게 설명할수록 핵심은 흐려집니다. "저희는 이런 고객들에게 이런 이유로 많이 찾는 브랜드입니다." 이 한 문장이 명확하면 충분합니다. 상대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좋은 만남이 시작되기는 어렵습니다.



    2. 무엇을 하고 싶은가?


    두 번째는 당연해 보이지만, 의외로 많은 제안이 여기에서 막힙니다. 한번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싶다, 같이 재미있는 걸 해보면 좋겠다, 아이디어는 만나서 나누자는 제안을 정말 자주 받았습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다시 "그래서 뭘 하고 싶은 거죠?"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완성된 기획서까지는 필요 없지만 방향은 있어야 합니다. 제품인지 콘텐츠인지 공간인지, 언제 어느 정도 기간 동안 하고 싶은지, 그리고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정도는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일단 만나서 이야기해보자"로 시작한 미팅이 실제 결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목표가 없는 만남은 결정 없이 끝나기 쉽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검토하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그림은 먼저 보여줘야 합니다.



    3. 우리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여기서부터 제안의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많은 제안서는 이 캐릭터를 쓰고 싶다, 이 공간을 쓰고 싶다, SNS에 같이 올려달라처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아주 자세하게 씁니다. 그런데 상대가 궁금한 건 "우리가 이걸 왜 해야 하죠?"입니다.




    콜라보는 부탁이 아니라 맞교환입니다. 유명한 브랜드와 인기 캐릭터도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읽고 우리가 가진 것으로 채워줄 수 있다면 가능성은 훨씬 높아집니다. 결국 해야 할 말은 "우리와 함께해주세요"가 아니라 "당신에게 필요한 이것을 우리가 줄 수 있습니다"입니다.



    상대의 갈증을 찾는 법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생각보다 밖으로 많이 드러나 있습니다. 최근 어떤 사업을 확장하는지, 어떤 고객을 잡고 싶어 하는지, 어떤 지역에 진출했는지, 어떤 캠페인을 반복하는지 살펴보면 담당자의 고민이 보입니다. 기사, SNS, 업계 소식, 담당자와의 대화 속에 힌트가 있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에 내가 가진 자원을 맞추면 됩니다. 공간, 특정 고객층, 제작 능력, 콘텐츠 역량, 지역 커뮤니티처럼 작은 브랜드도 줄 수 있는 것은 충분합니다. 실제로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디즈니나 노티드와 콜라보를 진행한 중소 브랜드들도 있었습니다. 규모가 커서가 아니라, 당시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어도 콜라보는 가능합니다


    캐릭터 IP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비용을 지불하는 비즈니스 콜라보도 있지만, 서로의 마케팅 자원을 교환하는 마케팅 콜라보도 있습니다. 공간, 콘텐츠, 제품, SNS 채널 등을 맞바꾸는 방식이라 돈이 오갈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쪽이 주고받을 가치가 분명한가입니다. 그러니 먼저 "돈 대신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물어보세요.



    셋 모두가 얻어야 합니다


    좋은 콜라보인지 확인하려면 세 관점에서 답이 있어야 합니다.


    • 브랜드 A는 무엇을 얻는가?
    • 브랜드 B는 무엇을 얻는가?
    • 고객은 무엇을 새롭게 얻는가?


    특히 고객이 "내가 왜 이 콜라보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라고 물었을 때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은 끝까지 가지 못합니다


    100건이 넘는 콜라보와 제휴를 경험하며 느낀 것은, 비용 없이 자원을 교환하는 콜라보일수록 기획 단계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좋아 보였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목표가 달랐고, 일정이 맞지 않았고, 서로 줄 가치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작 단계에서 앞의 세 질문이 분명해야 상대도 빠르게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선택받는 제안은 상대의 언어로 말합니다


    좋은 제안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함께할 이유를 보여주는 제안입니다. 핵심은 이 구조입니다.


    우리는 이런 브랜드이고, 이런 걸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 협업을 통해 이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구조가 명확하면 작은 브랜드의 제안도 힘을 가집니다. 콜라보 제안은 러브레터와 조금 닮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길게 쓰기보다, 우리가 왜 잘 맞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제안 전 필수 확인 5가지


    1. 우리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2. 무엇을 함께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가?
    3. 왜 지금 이 콜라보를 해야 하는가?
    4. 상대 브랜드가 우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5. 고객은 이 만남을 통해 어떤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되는가?


    이 다섯 질문에 답이 있다면 제안할 준비가 된 것이고, 모호하다면 아직 메일을 보낼 때가 아닙니다. 브랜드가 작고 예산이 많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 본 내용은 저서 <귀여움을 팔아라> 내용의 일부를 활용하였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책에서 만나보세요 :)

    * 이 글의 원고는 윤진호(마케터초인)님이 작성하였으며, 큐레터가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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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 처음으로 캐릭터 콜라보 시도해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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