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콘텐츠 마케팅 스터디 코너의 선우의성입니다.
5년 전부터 정부 부처 유튜브 담당자들을 교육할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요. 몇 군데 정부 부처에선 마케팅 앰버서더 등의 제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당시엔 정부 부처 담당자들의 성장 욕구가 컸던 시절이었어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절실하게 원했었죠. 일부 성과를 내는 정부 부처, 지자체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채널들처럼 모두가 성과를 내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채널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공무원들 왜 이렇게 잘하나요?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롱폼, 숏폼 가리지 않고 높은 오가닉 조회수를 기록하고 사랑받는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채널을 담당하기 시작한 것도 성공 사례가 많아지는 큰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요즘 정부 부처, 지자체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콘텐츠의 특징은 4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요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맷을 적용한다.
둘째, 최신 밈, 패러디 형식의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이다.
셋째, AI 등 최신 기술 적용에도 적극적이다.
넷째, 공무원이 직접 출연해 캐릭터를 구축한다.
① 관세청 유튜브에 강아지 브이로그가?
관세청 유튜브는 '강아지 브이로그'라는 강력한 포맷을 적용했습니다. 여기서 인상 깊은 것은 모두가 강력한 '병맛' 콘텐츠를 따라 하는 시점에서 반대의 방향을 택했다는 점, 그리고 마케팅에서 불패의 신화를 일으키고 있는 '강아지', '귀여움'을 콘텐츠의 엣지 포인트로 정했다는 점입니다.
'마약견'이라는 관세청 업의 특성과 '강아지 브이로그'의 궁합이 찰떡이라는 것도 마케팅 메시지와 재미가 균형을 이룬, 인상 깊은 부분입니다. 관세청의 마약 탐지 활동, 이를 위한 마약 탐지견들의 치열한 노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죠.
편집 방식도 최근 유행하는 포맷이 적용되었습니다. <하나투어> 쿼카 영상에서 사랑받았던 한국어 같은 영어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센스 있는 편집 포인트를 반영했습니다.
'유튜브의 주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출연자, 포맷 + 자연스러운 메시지 전달'
정부 부처 유튜브의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여전히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채널과 콘텐츠도 많아요. 앞으로 정부 부처가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들이 더 많아지길 기원합니다.
② K9 자주포 vs 기아 K9, 이게 도대체 무슨 대결?
과거 'K2 전차 vs 승합차' 대결 영상이 조회수 100만을 돌파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여세를 몰아 'K9 자주포 vs 기아 K9' 대결 영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방위사업청 유튜브는 영리한 판단을 했어요. 마케팅 포인트가 되는 K9 자주포 소재를 상상하기 어려운 비교 대상과의 'vs 영상'이라는 유튜브 트렌드와 잘 조합했습니다. 이 영상은 한 줄 기획의 측면에서도 이미 제대로 기획된 콘텐츠입니다.
'K9 자주포 vs 기아 K9' 비교 영상
이렇게 한 줄로 요약되면서 흥미로운 기획은 성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기획과 포맷 덕분에 사람들은 재미있게 콘텐츠를 시청하게 되고, 그 속에 자연스럽게 K9 자주포의 장점이 녹아들어 갔죠.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낀 콘텐츠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댓글놀이'입니다. 이번 영상에서도 '충돌 테스트가 빠졌습니다', 'K9 오너입니다. 연비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그 돈이면 K9 자주포지. 반박 시 발포함' 등 재치 넘치는 댓글과 대댓글이 이어지면서 댓글놀이 현상을 보여주고 있죠. 재밌는 콘텐츠임을 인증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긴 영상뿐 아니라 짧고 간결한 숏폼 콘텐츠가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 채널들 역시 이런 흐름을 따르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제부터는 다양한 숏폼 사례들을 유형별로 나눠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③ 요즘 공무원들은 패러디를 한다?
정부 부처, 지자체 숏폼의 대세 중 대세는 '빠른 패러디'입니다. 유행하는 영상이 있다면 국내외 예능, 뮤직비디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패러디하죠. 여기서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유행하는 순간 빠르게 패러디해야 해요. 이를 위해 숏폼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직접 출연해 패러디의 주체가 된다는 점도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안동시 공무원인데 햄부기입니다
안동시 계정은 갑자기 이수지(햄부기)를 패러디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대충 봐서는 햄부기 본인인가 싶을 정도로 잘 따라 했죠. 섹시 푸드라는 원곡을 패러디해 안동 푸드로 개사했습니다. 안동의 주요한 음식인 사과, 참마, 문어, 한우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어요. 이 영상의 성공 방정식은 안동시 공무원이 햄부기를 상당히 비슷하게 패러디한 점, 동시에 누구보다 빠른 타이밍에 맞춰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울산 남구 공무원이 아메리칸 아이돌에?
이 영상의 컨셉은 '장생포 수국 축제를 홍보하기 위한 아메리칸 아이돌에 직접 참여한 공무원'입니다. 이렇게 한 줄로 요약되는 기획 포인트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기획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영상도 공무원이 직접 출연해 장생포 수국 축제를 노래로 표현합니다. 만약 수국 축제를 기존처럼 딱딱하게 팩트를 나열하는 식으로 했다면 이렇게 높은 관심을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패러디라는 중요한 포맷을 제대로 활용했죠.
④ 공무원의 밈 사랑은 성공을 부른다
숏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은 밈입니다. 밈은 그 자체로 큰 힘을 갖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함을 주고, 이를 적절히 비틀었을 때 열렬한 관심을 유발합니다.
콜드플레이 불륜 밈,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춘천시 인스타그램은 충격적인 숏폼 콘텐츠를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은 좋아요 11.5만 개를 넘기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죠. 바로 밈의 힘입니다. 콜드플레이 공연장에서 시작된 불륜 밈을 빠르게 적용했는데요. 이 영상의 마케팅 포인트는 '춘천시와 과천시가 공동유치한 푸드테크 선도도시 포럼'입니다. 춘천시와 과천시가 함께한다는 점을 불륜 밈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너무 재치 넘치는 밈 사용법이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밈이 유행하는 초기에 이를 영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공기업은 대기업이랑 협업한다
'코레일 X 현대제철 한 배를 타버렸지 뭐야?'
해당 주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코레일의 선택은 '배 앞에 탄 어린 소년이 특이한 손동작을 하는 밈'의 활용이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영상이지만 모든 요소들이 담겨있죠. 코레일과 현대제철의 협업에 대한 마케팅 메시지를 적절히 녹여냈고, 어울리는 밈의 트렌드가 정점에 있을 때 잘 활용했습니다. '어떤 밈을 어떤 타이밍에 활용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⑤ 공무원에게 AI는 축복이다?
충청남도 인스타그램의 '충남의 얼린 특산물 빵에 발라보기 ASMR'은 'AI + 포맷 + 마케팅 포인트'가 최적의 균형을 이룬 기획 콘텐츠입니다. AI 제작 콘텐츠의 유행하는 포맷을 레퍼런스로 삼은 점과 이 속에 '충남의 특산물'을 자연스럽게 녹인 점이 인상 깊죠. 여기다 AI의 생산성은 덤입니다. 담당자라면 누구보다 빠르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제작 가능한 방식입니다.
'AI의 생산성 + 유행하는 AI 포맷 + 포맷에 마케팅 포인트 녹이기'
이것이 바로 AI 기반 숏폼 콘텐츠의 성공 공식입니다. 이 공식만 잘 활용하면 또 다른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정부 부처, 지자체의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채널은 디지털 세상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앞세우던 과거와 다르게 이제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포맷과 방식 속에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툭 얹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담당자들과 교육하고 소통했던 과거의 활동들이 헛되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공무원이 셀럽이 되는 현상은 더욱 일상화될 것이고, 공무원이 만든 콘텐츠가 마케팅의 주요 레퍼런스로 떠오르는 빈도도 더 많아질 거예요. 또 다른 역작을 기다리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의 원고는
🎬 콘텐츠 마케팅에 관심있다면
■ 채널 간의 티키타카로 이런 콘텐츠도 만들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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