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칼에 빠진 마케터 계신가요?

선우의성

by. 선우의성

25. 09. 18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개봉 10일 만에 91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한국에서는 3주도 되지 않아 4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죠. 왜 온 세상이 <귀멸의 칼날>을 외치고 있는지, 이번 극장판의 성공 뒤에는 어떤 마케팅적인 노력들이 숨어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팬들에게 선사하는 압도적인 '기능적 경험'에 기반한 브랜딩 전략

<귀멸의 칼날>은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기능적 경험'을 제공하면서 압도적인 브랜딩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기능적 경험'은 보통 상품의 차별화된 기능적 특징에 기반한 브랜딩 전략이에요.


애니플렉스는 애니 제작사 유포테이블에게 <귀멸의 칼날> 제작을 제안하게 됩니다. 당시 유포테이블은 작화 등 애니메이션의 기능적 경험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대중적인 히트작이 부족한 상태였죠. 그리고 이번에 <귀멸의 칼날> 원작의 포텐션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작화를 통해 대중성까지 갖춘 제작사가 된 겁니다.


그 결과 팬들은 '압도적인 작화, 생생한 전투신'이라는 경험을 통해 <귀멸의 칼날>이라는 브랜딩에 매료된 상태였는데요. 실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예고편의 경우, 무한성이라는 공간의 규모감과 전투신의 생생함을 집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TV 시리즈와는 다른 극장판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바로 이 지점에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브랜딩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죠.




온 세상이 귀멸의 칼날! 캐릭터 IP를 통한 콜라보레이션

캐릭터 IP에 기반한 협업은 마케팅 효과와 함께 수익화 측면의 효과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극장판 개봉에 맞춰서 일본과 국내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협업을 진행했는데요. '온 세상이 귀멸의 칼날이다'라는 이야기가 생길 정도로 주요 캐릭터들이 온, 오프라인을 도배했습니다. 극장판 개봉의 대세감을 형성하기에 이만한 마케팅이 없겠죠.


캐릭터 IP에 기반한 굿즈는 각 캐릭터들의 인지도를 제고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보통 주요 캐릭터 몇 명 외에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귀멸의 칼날>의 경우, 캐릭터별 디자인, 색 등 명확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극장판 주요 캐릭터들의 특징을 담은 옷, 신발, 카드 등 다양한 굿즈를 통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캐릭터에 대한 사전 학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어요.


일본의 편의점은 마케팅 격전지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 때에도 다양한 굿즈와 함께 영화 티켓 카드를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개봉 초기 오리지널 성우의 교체 등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초기 마케팅을 통해 위기를 잘 넘기고 흥행을 이어가기도 했죠.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도 일본 세븐일레븐과 콜라보 캠페인을 준비했습니다. 관련 상품을 구매하면 한정판 포스터 등 굿즈를 제공했는데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팬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겁니다. 이노스케와 네즈코 캐릭터가 빠져있어서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포스터에는 이번 무한성편의 활약도가 높은 캐릭터 위주로 구성했기 때문이었죠.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팬들에게는 이러한 요소도 집중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돼요.


사진: 세븐일레븐


일본의 대표적인 회전 초밥 체인점 '쿠라 스시'와도 특별한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주인공인 카마도 탄지로의 이미지를 담은 '탄지로의 새우튀김 마요소스', 토미오키 기유는 '기유의 물의 호흡 레몬스쿼시' 메뉴로 재탄생했습니다.


사진: 쿠라 스시


국내에서도 다양한 IP 콜라보 굿즈들이 소개되었는데요. 스파오, UFC 등 의류 브랜드와도 협업을 이어갔고, 특히 크록스는 23년도에 선보인 모델을 극장판 개봉에 맞춰 리이슈하면서 이슈를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신세계 팝업스토어는 2주간 하루 평균 3천 명 이상의 참석자들이 찾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어요. CGV의 특별 콜라보 굿즈들은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크록스 x 귀멸의 칼날 콜라보레이션 (사진: 크록스)



덕후들이 스스로 홍보한다! UGC 마케팅 전략

<귀멸의 칼날> 마케팅의 최대 강점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을 장악했다는 점입니다. 무한성처럼 넓은 온라인 공간을 특정 이슈로 장악하기 위해서는 고객,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요. <귀멸의 칼날> 마케팅팀이 아무리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든다고 해도 한계가 명확할 것입니다.


우선,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팬들이 SNS 등 온라인상에 업로드할 '거리'들을 적극적으로 제공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일본 개봉에 맞춰 관련 굿즈, 이벤트카, 엘리베이터, 모든 의자를 캐릭터로 꾸민 상영관, 택시, 전광판, 카페 등 동시다발적인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공개했습니다. 특징은 SNS 숏폼으로 올리기 좋은 재료였다는 점이죠.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의 경우, 이번 극장판의 아카자가 앞면에 등장하고 문을 열면 탄지로가 등장하는 식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면서 주인공이 보이는 숏폼 영상들이 쏟아진 이유는 이처럼 숏폼에 적합한 아이템들이기 때문이에요.


택시 앱 <S.RIDE>와 협업한 각 캐릭터별 광고 이미지는 돌아다니는 광고판에만 그치지 않고, 각 팬들이 올린 숏폼에서 화제를 창출해 나갔습니다. 8대의 래핑 차량은 일본 개봉 전후에 도쿄의 주요 지역을 돌아다니며 발견 자체의 즐거움을 주었고요.


사진: S.RIDE


앞으로의 오프라인 프로모션은 'SNS 콘텐츠로 확산이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오프라인은 그 자체의 화제성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확산을 위한 도화선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즐기고 마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최근 팝업스토어들도 SNS에 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를 제공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오프라인의 화제성을 온라인까지 확산할 수 있다면 마케팅 효과의 규모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른 UGC도 쏟아졌어요. 주로 'What if(만약 ~했다면)' 형태처럼 AI를 통해 상상한 것을 영상으로 구현했습니다. 


귀멸의 칼날을 실사화한다면? 한국 배우로 캐스팅한다면? 귀멸의 칼날 2세는 어떤 모습일까? 만약 베지터가 무한성에 간다면? 등 덕후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죠.




AI에 기반한 마케팅에서 이번 사례는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덕후들에게 좋은 '거리'를 제공하게 되는데요. 팬들은 AI를 갖고 놀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내고, 이를 통해 스스로 재밌게 노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특히 콘텐츠 자체를 마케팅하고자 한다면 앞으로는 AI 'UGC'가 핵심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아무리 마케팅 팀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도, 온라인 이슈를 장악하기엔 쉽지 않아요. 이때 AI를 통해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귀멸의 칼날은 다양한 팬 페이지가 존재하죠. 특히 인스타그램 (@demon_slayer_official) 계정이 대표적인데요. 오피셜 팬 페이지를 자처하는 이 계정은 데일리 업데이트와 뉴스를 제공합니다. 덕분에 저도 대만과 홍콩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팬들의 반응을 빠르게 알 수 있었어요.


주변에 <파타고니아> 브랜드의 엄청난 팬인 지인이 있는데, 이 분은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이 브랜드를 스스로 설파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브랜드의 팬덤은 스스로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이 돼요. 사랑에 빠지면 막을 수 없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팬덤을 통해 성장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demon_slayer_official



음악 그 자체가 마케팅이다!

<귀멸의 칼날>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음악입니다. 특히 이번에 귀살대가 무한성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과 OST 음악은 사전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죠.


스포티파이는 귀멸의 칼날 OST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습니다. 음악은 콘텐츠의 팬이 되게 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중요한 마케팅 자원이 되기도 해요. 특히 스포티파이와의 콜라보를 담은 재치 넘치는 광고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현실판 무한성이라고 할 수 있는 신주쿠 역에 떨어진 한 어머니가 출구를 찾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하는데요. 결국 <귀멸의 칼날> OST를 들으면서 무한성 같은 신주쿠에서 출구를 찾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 스포티파이와 귀멸의 칼날 협업 소식, 이번 무한성편의 주제곡과 주요 이미지를 노출할 수 있었어요.



주제곡을 부른 가수 LISA도 마케팅에 적극적입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음악 클립을 공개하고,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부른 무한성의 주제곡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콘텐츠의 음악은 팬과의 연결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결국 일반 팬을 팬덤으로 진화시키는 중요한 키가 될 수 있어요.


<귀멸의 칼날>은 이제 슈퍼 IP로 성장했습니다. 역시나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엄청난 작화, OST 등 요소들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는 점도 있지만요. 그에 따른 적절한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확장성을 가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브랜드/콘텐츠 마케터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데요. 브랜딩 방향성을 통해 어떻게 핵심적·기능적 경험을 설정할지,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 어떻게 온라인 확장 요소를 고려해야 할지, IP를 통해 수익화와 마케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 이 글의 원고는 유크랩(유튜브 마케팅 컴퍼니) 선우의성 대표님 제공해 주셨으며, 편집은 큐레터가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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