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님은 카공족을 좋아할까요?

안대선

by. 안대선

26. 03. 12



요즘 잘되는 F&B 브랜드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어요.

마케터들이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며(÷) 고객 전략을 만들죠.


어떤 브랜드는 고객 전략을 잘 사용해서 신규 고객을 획득하고 유지하고, 이탈을 방지하죠. 어떤 브랜드는 광고비 한 푼 안 쓰고도 단골들이 줄을 서요.


반대로 어떤 브랜드는 신규 고객이 오더라도 금방 떠나갑니다. 50% 할인 쿠폰을 뿌려도 행사가 끝나면 고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도 하죠.


대체 뭐가 다른 걸까요?


이 차이는 감각이 아니라 계산된 고객 전략에 숨어 있어요.

마케터 입장에서 고객전략은 "누가 오느냐" 보다 "왜 오고, 왜 남고, 왜 다시 오는지"를 계산하는 일이죠.


이 글에서는 F&B 기획자의 시선에서 고객 전략을 사칙연산으로 풀어드릴 예정이에요. 무엇을 실행할지 고민하기 전에, 지금 브랜드가 먼저 점검해야 할 고객 전략의 기준을 함께 정리해보죠. 그럼 시작합니다.




첫 번째 공식, 더하기 :

고객 획득(Acquisition) 전략


더하기 전략은 고객 획득 전략이에요.

크게 앱 설치로 고객 데이터 더하기사전 예약 더하기전략이 있어요.



앱 설치로 고객 데이터 더하기 전략: 메가커피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들 사이에서 가장 치열한 '더하기 전략'은 바로 자사 앱 설치를 통한 고객 데이터 확보예요.


메가커피는 신규 고객을 얻기 위해 배달의 민족 "아메리카노 100원" 픽업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무료 쿠폰" 마케팅도 매우 공격적으로 펼쳤어요. 단순히 커피 한 잔을 공짜로 주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이 이벤트의 진짜 의도는 고객이 스스로 본인의 스마트폰에 우리 브랜드 앱을 설치하게 만드는 거죠.


메가커피 배민픽업 선착순 100원 이벤트 (사진 : 우아한형제들 뉴스룸)


일단 앱이 깔리는 순간 브랜드는 고객의 주머니 속에 자리를 잡게 돼요. 고객이 동의만 했다면 언제든 앱 푸시를 통해 신메뉴를 알릴 수 있고, 고객의 구매 패턴이라는 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죠. 단돈 1,500원으로 말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심리적 진입장벽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허물고, 고객의 일상 속에 브랜드의 채널을 강제로 심는 것"이에요. 한 번 앱을 깔고 결제의 편리함을 경험한 고객은 다음 주문 때도 자연스럽게 다른 곳이 아닌 우리 앱을 켜게 될 거예요.


대선C의 TIP

무료나 최저가는 가장 강력한 신규 고객 유인책이에요. 하지만 단순히 퍼주기만 해서는 안 돼요. 커피 한 잔을 주는 대신 '앱 설치'를 반드시 받아내야 비로소 투자가 돼요.



사전 예약 더하기: 투썸플레이스


사전 예약 전략은 고객들의 지갑을 열어야 할, 확실한 구매 명분을 만들어주는 전략이에요.


투썸의 시즌 케이크 전략을 보면, 맛보다 타이밍이 먼저 설계된다는걸 알 수 있어요. 이번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캠페인만 봐도 그래요. 광고로 "스초생은 겨울이 제철", "겨울은 스초생, 스초생은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며 고객의 머릿속에 공식을 심어버렸죠.



그리고 사전 예약, 수량 한정, 시즌 종료라는 3가지 장치를 더해요. 평소에 브랜드에 관심이 없던 신규 고객이라도 "이번 시즌은 이거 먹어야 한대", "남들 다 예약한다는데?" 라며 첫 구매의 심리적 명분이 되기도 해요.


"이번 겨울엔 이걸 먹어야 인싸지"라는 명확한 이유 하나로 고객의 발길을 매장으로 끌어당기는 거죠. 결국, 투썸의 사전 예약은 단순한 주문 방식이 아니라, 신규 고객이 브랜드의 문턱을 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 돼요.


대선C의 TIP

신규 고객을 부르는 힘은 화려한 광고나 모바일 편의성에서도 나오지만 "지금 당장 사야 할 시점을 얼마나 뾰족하게 제안하느냐"에서 판가름 나요. 구매의 명분이 확실하면 고객은 고민 없이 행동하죠.



두 번째 공식, 빼기:

이탈 방지(Churn Reduction) 전략


빼기 전략은 고객이 이탈할 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전략이에요.

크게 번거로움 빼기다른 곳으로 갈 고민 빼기 있어요.



번거로움 빼기: 스타벅스


빼기 전략은 방어 전략이에요. 어렵게 모은 고객이 뒷문으로 나가는 이유를 없애는 거죠.


스타벅스는 고객이 매장에서 겪는 가장 큰 스트레스인 '줄 서기'와 '결제 과정'을 과감하게 뺐어요. 바로 사이렌 오더와 자동 결제 시스템인 DT Pass가 그 핵심이죠. 줄 서있는 걸 보고 "주문이 밀렸는데 그냥 다른 데 갈까?" 혹은 "주차하고 내려서 또 구매하고 다시 타기 귀찮은데?"라는 고객의 부정적인 생각이 들 틈조차 주지 않는 거예요.


스마트폰 하나로 주문을 끝내고, 차 안에서 얼굴 한번 안 마주치고 커피를 받아 나가는 이 매끄러운 경험은 고객을 브랜드에 묶어버려요. 단순히 편리함을 주는 게 아니라, 경쟁사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이탈 명분 자체를 제거해 버린 셈이죠.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기능 (사진 : 신세계 뉴스룸)


이 전략의 본질은 '고객의 시간을 아껴줌으로써 브랜드의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에요. 불편함이 빠진 자리에 고객의 습관이 채워지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스타벅스로 가게 돼요.


대선C의 TIP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떠나는 이유는 제품이 맛 없어서보다 이용하기 귀찮아서인 경우가 훨씬 많아요. 마케터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며 겪는 사소한 '허들'이 무엇인지 집요하게 찾아내고 그걸 빼줘야 해요.



다른 곳으로 갈 고민 빼기: 투썸플레이스


빼기 전략의 정점은 선택의 고민 자체를 빼버리는 거예요. 고객이 오늘 어디서 커피를 마실지 고민하는 그 찰나의 순간에 우리 브랜드가 당연한 선택지가 되도록 만드는 거죠.


투썸플레이스는 이를 위해 구독 서비스(정기권)라는 강력한 장치를 사용했어요. 우주패스로 월 일정금액을 내면 30% 할인되는 구독권이에요. 고객 입장에서는 이미 돈을 내고 구매했다는 인식을 갖게 돼요.


T우주 투썸플레이스 할인 (사진 : T우주)


"오늘 어디 가지?"라는 고민 대신 "나 구독권 있으니까 여기 가야지"라는 무의식적인 결정을 유도하는 거죠. 경쟁사로 이탈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차단하고 우리 브랜드 안에 가두는 '락인(Lock-in) 전략'의 핵심이에요.


이 전략의 본질은 고객의 '구매 여정에서 고민 단계를 삭제'하는 거예요. 고민이 빠진 자리에 브랜드에 대한 습관이 자리 잡으면, 고객은 이탈하고 싶어도 이탈할 수 없는 강력한 단골이 돼요.


대선C의 TIP

이탈 방지는 고객이 떠난 뒤에 붙잡는 게 아니에요. 고객이 떠날 생각을 아예 못 하도록 '심리적인 족쇄(구독)'를 미리 채우는 거죠. 고객의 돈을 먼저 점유하면, 마음은 저절로 따라와요.



세 번째 공식, 곱하기 전략:

가치 증대(LTV), 고객유지 전략(Retention)


곱하기 전략의 핵심은 가치를 증대시키고, 고객을 유지하는데 있어요.

크게 방문가치 곱하기와 멤버십으로 미래가치 곱하기가 있어요.



방문가치 곱하기: 스타벅스


곱하기 전략은 1번 온 고객을 10번 오게 만드는 성공 공식이에요. 1명의 고객이 우리 브랜드에 쓰는 돈과 시간의 가치를 배로 키우는 거죠.


스타벅스는 이 곱하기 전략을 위해 'e-프리퀀시'라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해요. 평소 일주일에 한 번 오던 고객이 프리퀀시 기간만 되면 갑자기 주 3~4회씩 방문하는 진풍경이 벌어지죠. 바로 '한정판 굿즈'라는 보상과 '스티커 모으기'라는 게임 요소가 곱해졌기 때문이에요.


2025 겨울 e-프리퀀시 (사진 : 신세계 뉴스룸)


이제 고객은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미션을 클리어하고 성취감을 구매하는 '플레이어'가 돼요. 음료 한 잔의 가치에 소장 욕구와 희소성이 붙으면서, 방문 빈도와 매출이 폭발적으로 곱해지는 구조예요. 단골 고객의 가치가 신규 고객 획득보다 훨씬 높다는 이론을 현장에서 가장 완벽하게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해요.


이 전략의 핵심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이용하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즐거운 놀이로 만드는 것'이에요. 보상이 확실하고 과정이 즐거우면, 고객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방문 횟수를 곱하며 브랜드의 매출을 키워줘요.


대선C의 TIP

진정한 단골은 단순히 제품이 좋아서 남는 게 아니에요. 우리 브랜드를 이용할 때 느끼는 '특별한 재미나 성취감' 때문에 남는 거예요. 고객의 루틴에 '도전 과제'를 살짝 얹어보세요.



선결제 시스템으로 미래가치 곱하기: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고객의 미래 지출을 현재로 끌어와 지갑 점유율(Wallet Share)을 통째로 곱해버리는 전략을 구사해요.


그 핵심 엔진이 바로 '스타벅스 카드의 자동 충전 시스템'이에요. 잔액이 일정 금액 이하로 떨어지면 알아서 돈이 채워지는 이 구조는 고객의 LTV(고객 생애 가치)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일등 공신이죠.


2026 뉴이어 적마 카드 (사진 : 스타벅스)


내 돈이 이미 스타벅스 계정에 묶여 있다는 사실은, 점심 식사 후 "커피 어디서 마실까?"라는 고민 자체를 삭제하고 무조건 스타벅스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돼요.


여기에 충전 시마다 쏟아지는 별과 BOGO(Buy One Get One / 구매음료와 동일한 음료 한잔 더 제공) 쿠폰 같은 보상을 곱해주면, 고객은 다른 카페를 이용할 때 오히려 "내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기분까지 느끼게 되죠.


고객의 가용 예산을 선점해 이탈의 명분을 원천 차단하고, 결과적으로 한 명의 고객이 평생 우리 브랜드에 쏟을 가치를 무한히 확장하는 전략이에요.


대선C의 TIP

LTV를 높이는 곱하기 전략의 본질은 선택의 비용을 낮추고 이탈의 장벽은 높이는 데 있어요. 혜택이라는 미끼로 고객의 자산을 우리 브랜드 안에 미리 묶어두세요. 고객이 고민 없이 우리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습관이 되는 순간, 매출은 기획자가 손대지 않아도 자동으로 일어납니다.



네 번째 공식, 나누기 전략:

타겟 고도화 전략


나누기 전략은 우리 브랜드에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 핵심 타겟(Heavy User)과, 브랜드를 가볍게 경험하는 일반 고객(Light User)을 일정하게 나누어 최적의 자원을 배분하는 거예요.


공간 나누기취향 나누기 전략이 있어요.



공간 나누기: 할리스


나누기 전략은 타겟 고객을 세분화해서 만족시키는 데 있어요.


할리스는 노트북을 켜고 장시간 머무는 카공족(Heavy User)이 많은 매장이라면, 1인 좌석과 콘센트를 집중 배치한 라이브러리형 구역을 별도로 설계해 운영해요. 커피를 마시러 온 일반 고객(Light User)과 공간을 나누죠. 이건 단순한 친절이나 배려가 아니에요. 매장 회전율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잡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계산이죠.


수다를 떨러 온 고객은 출입구 근처의 개방적인 좌석으로 유도하고, 집중이 필요한 핵심 타겟은 안쪽의 전용 구역으로 자연스럽게 나누는 식이에요. 이렇게 타겟을 명확히 나누면 서로 다른 이용 목적이 부딪히지 않아 모두의 만족도가 올라가요.


이 사진은 할리스와 무관해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충성도 높은 카공족을 단골로 확실히 묶어두면서도, 매장 전체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실리적인 나누기를 성공시킨 셈이에요.


대선C의 TIP

모두를 위한 공간은 누구에게도 특별하지 않아요. 우리 매장에 오는 사람들이 왜 오는지, 얼마나 머무는지 관찰하고 그 행동의 결에 따라 공간을 과감히 쪼개보세요. 타겟의 목적이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고객은 "이 브랜드가 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구나"라는 강력한 로열티를 갖게 될 거예요.



취향 나누기


고객들의 커피 취향/수준에 따라 달리 응대하는 전략이에요.


기성 메뉴를 그대로 주문하는 일반 고객과, 우유 종류부터 시럽 펌프 횟수까지 세밀하게 조정하는 '헤비 유저'를 나눠 응대하는 거죠. 스타벅스 앱의 '나만의 메뉴' 기능은 복잡한 커스텀을 즐기는 핵심 타겟들이 주문 과정에서 느끼는 피로도를 줄여주고, 매장 파트너와의 소통 오류를 제거해줘요.


스타벅스 나만의 메뉴 (사진 : 스타벅스)


이 나누기를 통해 스타벅스는 대중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취향이 확고한 고객들에게 "여기는 내 입맛을 가장 잘 맞추는 곳"이라는 독보적인 로열티를 부여해요. 고객의 숙련도에 따라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나누어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관여도가 높은 고객을 더 깊은 팬덤으로 끌어들이는 고도의 심리 전략이에요.


대선C의 TIP

나누기의 핵심은 고객의 수고로움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를 결정하는 거예요. 우리 브랜드를 자주 찾는 핵심 타겟이 겪는 사소한 번거로움을 시스템으로 나누어 해결해 주면, 그들은 절대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아요.



대선C의 Comment


F&B 산업의 고객 전략은 복잡하지 않아요. 사칙연산처럼 단순해요. 그러나 단순하지만, 그만큼 정교한 계산이 필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신규 고객을 더하고(+), 이탈 고객을 빼고(-), UGC, 고객 생애 가치를 곱하고(×) 타겟 나누기(÷) 이 네 개면 충분하죠.


"당신의 브랜드는 요즘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며(-), 어떤 배수로 곱하고(×), 어떻게 나누고(÷) 있나요?"


이 질문부터 던져보셔도 고객 전략의 다음 한 수는 충분히 보일 거에요.


여러분, 이번 큐레터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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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F&B 기획자의 관찰일지는 대선C(안대선)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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