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에서 원두 옆에 텀블러를 같이 진열하는 이유

안대선

by. 안대선

26. 04. 16



요즘 잘되는 F&B 브랜드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어요.

마케터들이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며(÷) VMD 전략을 만들죠.


* VMD(Visual Merchandising, 비주얼 머천다이징) : 브랜드의 컨셉과 상품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줘 방문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어떤 매장은 입구에서부터 고객이 사진을 찍고 자발적으로 줄을 서게 만듭니다. 어떤 매장은 직원이 말을 걸지 않아도 고객이 알아서 비싼 디저트를 집어 들어요. 반대로 어떤 매장은 돈을 들여 화려하게 인테리어를 했는데도, 고객이 머물지 않고 금방 나가버리기도 해요.


대체 뭐가 다른 걸까요?


이 차이는 단순한 인테리어 감각이 아니라 계산된 VMD 전략이 숨어 있어요. 마케터 입장에서 VMD는 매장을 예쁘게 꾸미는 일보다, 고객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고 손이 어디로 가는지를 치밀하게 계산하는 일이죠.


이 글에서는 F&B 기획자의 시선에서 매장의 시각적 전략을 사칙연산으로 풀어드릴 예정이에요. 무작정 매장을 꾸미기 전에, 지금 브랜드가 먼저 점검해야 할 VMD 전략의 기준을 함께 정리해볼게요. 그럼 시작합니다!





첫 번째 공식, 더하기:

공간의 서사, 시즌의 설렘 더하기 전략


고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앵커(Anchor) 전략이에요.



공간의 서사 더하기: 글로우서울


최근 익선동이나 창신동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글로우서울의 VMD는 '더하기 전략'의 정점이에요.


'호우주의보' 매장의 인공 비, '청수당'의 대나무 숲과 등불은 단순히 예쁜 장식이 아니에요. 고객에게 "여기서 사진을 찍어야 해"라는 강력한 방문 명분을 더한 거죠. 이 시각적 킬러 콘텐츠는 SNS를 통해 수만 번 복제되며 광고비 한 푼 안 쓰고도 고객을 줄 세우는 힘이 돼요.


청수당 (사진 : 글로우 서울)


이 전략의 핵심은 "지나가던 고객의 무관심을 시각적 임팩트로 깨부수고, 매장을 방문해야 할 목적을 강제로 심는 것"이죠. 고객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머무는 시간은 고스란히 브랜드에 대한 몰입도로 연결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팬이 될 거예요.


대선C의 TIP

VMD에서 더하기는 매장 전체를 꽉 채우는 게 아니에요. 딱 한 곳, 고객이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는 '포토 제닉'한 공간을 더해야 비로소 훌륭한 유인책이 돼요.



시즌의 설렘 더하기: 투썸플레이스


고객들의 지갑을 열어야 할 확실한 구매 명분을 시각적으로 만들어주는 전략이죠.


투썸플레이스의 매장 입구를 보면, 시즌마다 VMD 연출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지 알 수 있어요. 겨울 시즌이 되면 매장 전면의 시트지와 쇼케이스 연출을 완전히 바꿔요.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포스터와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전면에 더하죠.


평소에 브랜드에 관심이 없던 신규 고객이라도 이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면 "아, 벌써 크리스마스구나, 케이크 사야겠다"라는 시각적 자극을 받게 돼요.


사진 : 투썸플레이스 인스타그램 (@atwosomeplace_official)



"이번 겨울엔 무조건 투썸이지"라는 명확한 분위기를 연출해 고객의 발길을 매장 안으로 끌어당기는 거예요. 결국 투썸의 시각적 더하기는 단순한 데코레이션이 아니라, 고객이 매장의 문턱을 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 됩니다.


대선C의 TIP

시즌 VMD는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게 아니에요. 고객에게 '지금 당장 이걸 사야 할 시점'이라는 걸 시각적으로 뾰족하게 제안해야 해요. 눈이 즐거우면 고객은 고민 없이 행동하죠.



두 번째 공식, 빼기 전략:

시각적 노이즈, 정보의 무게 빼기 전략


고객이 주문까지 가는 길의 시각적 방해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전략이에요.



시각적 노이즈 빼기: 알레그리아


빼기 전략은 일종의 '집중 전략'이에요. 어렵게 들어온 고객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이유를 없애는 거죠.


알레그리아 매장은 고객이 겪는 가장 큰 정보의 스트레스인 '잡다한 홍보물'을 과감하게 뺐어요. 카운터 주변을 아주 단순하게 비워두는 대신, 커피 머신과 바리스타의 움직임이 잘 보이도록 설계했죠.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다는 산만한 정보가 고객의 시선을 뺏을 틈조차 주지 않는 거예요.


불필요한 포스터를 빼고 매끄럽게 정리된 바(Bar)의 경험은 고객의 시선을 '전문적인 커피 추출 과정'에 묶어버려요. 단순히 깔끔해 보이는 게 아니라, 경쟁사로 분산될 수 있는 시선을 차단해 버린 셈이에요. 이 전략의 본질은 '고객의 시각적 피로도를 아껴줌으로써 브랜드의 전문성을 지키는 것'이에요.


대선C의 TIP

고객이 주문을 망설이는 이유는 메뉴가 별로여서보다 시각적으로 산만해서인 경우가 훨씬 많아요. 마케터는 매장에 붙어있는 사소한 '노이즈'가 무엇인지 집요하게 찾아내고 그걸 빼줘야 해요.



정보의 무게 빼기: 이디야


빼기 전략의 또 다른 정점은 메뉴 선택의 고민 자체를 가볍게 빼버리는 거예요.


이디야는 최근 대대적인 메뉴판 개편을 통해 복잡한 텍스트를 줄이고 가독성을 대폭 높였어요. 너무 많은 메뉴 선택지를 시각적으로 단순하게 정리해서 고객이 카운터 앞에서 텍스트를 읽느라 고민하는 시간을 빼준 거죠.



"오늘 뭐 먹지?"라는 긴 고민 대신 직관적인 이미지를 보고 빠른 결정을 유도하는 거예요. 주문 여정에서 헤매는 시간을 삭제하는 '효율화 전략'의 핵심이에요. 이 전략의 본질은 고객의 '시각적 정보 처리 단계를 삭제'하는 거예요. 고민이 빠진 자리에 빠른 결정이 자리 잡으면, 매장의 회전율이 올라가고 고객의 만족도도 함께 올라가게 돼요.


대선C의 TIP

포스터 한 장, 메뉴판 한 줄을 추가할 때 생각해야 해요. 이게 고객의 선택을 돕는가, 아니면 피로하게 만드는가? 고객의 시선이 분산되면 매출도 분산돼요. 가장 팔고 싶은 핵심만 남기고 과감히 빼세요.



세 번째 공식, 곱하기 전략:

라이프스타일, 비주얼로 충동구매 곱하기 전략


핵심은 연관 진열과 비주얼을 통해 객단가를 증대시키는 데 있어요.



라이프스타일 곱하기: 스타벅스


곱하기 전략은 커피 한 잔 사러 온 고객이 텀블러까지 사게 만드는 성공 공식이에요. 1명의 고객이 쓰는 돈의 가치를 배로 키우는 거죠.


스타벅스는 이 곱하기 전략을 위해 '연관 진열(Cross Merchandising)'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해요. 텀블러 옆에 덩그러니 상품만 두는 게 아니에요. 그와 어울리는 시즌 원두를 놓고, 그 위에는 원두의 풍미를 설명하는 카드를 함께 연출하죠. 바로 상품에 '사용 씬'이라는 스토리가 곱해졌기 때문이에요.


고객은 이제 단순히 머그잔을 사는 게 아니라, 집에서 프리미엄 커피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구매하게 돼요. 상품 하나의 가치에 '경험'이 붙으면서, 객단가가 폭발적으로 곱해지는 구조예요. 바로 잘 꾸며진 매대 하나가 훌륭한 영업 사원 역할을 한다는 걸 완벽하게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해요.


사진 : 직접 촬영


핵심은 '제품과 제품을 시각적으로 묶어 다음 구매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에요. 진열이 상식적이고 매력적이면, 고객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장바구니에 물건을 곱하며 매장의 매출을 키워줘요.


대선C의 TIP

연관 진열은 억지스러우면 안 돼요. 원두 옆에 드리퍼가 있고, 조각 케이크 옆에 파티용품이 있는 것처럼 고객의 구매 여정을 시뮬레이션하고 '다음에 필요한 것'을 시각적으로 살짝 얹어보세요.



비주얼로 충동구매 곱하기: 메가커피 & 컴포즈커피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비주얼의 화려함을 무기로 객단가를 통째로 곱해버리는 전략을 구사해요.


그 핵심 엔진이 바로 키오스크 화면과 쇼케이스 VMD예요. 결제를 앞둔 고객에게 압도적인 비주얼의 프라페나 산처럼 쌓인 휘핑크림, 죠리퐁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하죠. 이 화려한 시각적 자극은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온 고객에게 "어차피 싼데 이것도 하나 먹어볼까?"라는 강력한 동기가 돼요.


사진 : 메가MGC커피


여기에 생생한 식감이 느껴지는 포스터 연출을 곱해주면, 고객은 커피만 마실 때 오히려 "아쉽다"는 기분까지 느끼게 되죠. 고객의 시각을 자극해 이성적인 판단을 잠시 멈추게 하고, 결과적으로 한 명의 고객이 한 번에 결제할 금액을 무한히 확장하는 충동구매 전략이에요.


대선C의 TIP

충동구매를 부르는 곱하기 전략의 본질은 시각적인 자극을 극대화하는 것에 있어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고객의 결제 동선에 미리 깔아두세요. 눈으로 먼저 맛보는 습관이 형성되는 순간, 추가 매출은 자동으로 일어납니다.



네 번째 공식, 나누기 전략:

포장과 취식의 동선, 시각적 밀도 나누기 전략


우리 매장에 오는 다양한 타겟들의 목적에 맞춰 시각적인 동선과 공간의 분위기를 일정하게 나누어 배분하는 거예요.



포장과 취식의 동선 나누기: 카페 노티드


나누기 전략은 혼잡한 동선을 시각적으로 정리해서 피로도를 낮추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있어요.


노티드처럼 웨이팅이 엄청난 매장은 포장 고객과 매장에서 주문을 기다리는 고객이 뒤엉키면 최악의 경험을 주게 되죠. 그래서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옐로우, 핑크)를 입힌 스탠딩 안내판과 픽업 존을 별도로 지정하여, 시각적인 VMD만으로 동선을 명확히 나누어 운영해요. 이건 단순한 친절이나 배려가 아니에요. 매장 안의 병목현상을 시각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계산이죠.


Afternoon Tea TO GO package (사진 : 노티드)


포장(예약) 고객은 화려한 캐릭터 안내판이 있는 전용 픽업 존으로 바로 유도하고, 현장 대기 고객은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분리하는 식이에요. 이렇게 목적에 따라 시각적 동선을 명확히 나누면 고객끼리 부딪히지 않아 쾌적함이 올라가요. 매장 입장에서는 직원이 일일이 통제하는 수고로움을 줄이고, 밀려드는 주문을 빠르게 쳐내는 실리적인 나누기를 성공시킨 셈이에요.


대선C의 TIP

매장 벽에 A4 용지로 안내문만 덜렁 붙여놓는 건 하수예요. 픽업대 위 조명의 색온도 차이나, 브랜드 컬러를 입힌 직관적인 안내판처럼, 직원이 말하지 않아도 고객이 "아, 나는 이쪽으로 가야 하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시각적인 선을 과감히 나누어 보세요.



시각적 밀도 나누기: 파리바게뜨 & 맥도날드


매장 안에서 '지갑을 열어야 하는 곳(진열/주문)'과 '고객이 쉬어야 하는 곳(좌석)'의 VMD 연출 강도를 완전히 다르게 가져가는 전략이에요.


동네 파리바게뜨 문을 열고 들어가 보세요. 매장 중앙의 아일랜드 매대(진열 존)는 빵이 산처럼 쌓여 있고, 화려한 포장지와 핀 조명으로 시각적 밀도가 100%에 달해요. 고객은 이 압도적인 풍성함에 시각적으로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트레이에 빵을 하나 더 담게 되죠. 하지만 빵을 계산하고 안쪽의 '카페 좌석 존'으로 이동하면 화려한 조명을 싹 걷어내고 부드러운 여백을 줍니다.


파리바게뜨 본사 (사진 : 무형문화연구원)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예요. 1층 주문 구역에 들어서면 디지털 메뉴보드와 키오스크 화면들이 번쩍이며 시각적인 텐션을 끌어올려 빠른 결제를 유도합니다. 반면 햄버거를 들고 2층 좌석 구역으로 올라가면, 번쩍이는 디지털 화면은 사라지고 차분한 인테리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죠. 1층에서는 '빠른 회전'을 위해 밀도를 꽉 채웠다면, 2층에서는 고객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시각적 자극을 확 비워버린 겁니다.


대선C의 TIP

매장 전체가 똑같이 밝고 화려하면 고객의 눈은 금방 지쳐버려요. 물건을 파는 곳은 조명과 소품을 집중해 시각적으로 '꽉 차 보이게(High Density)' 만들고, 고객이 머무는 곳은 장식을 덜어내 '비워 보이게(Low Density)' 하세요. 이 밀도의 차이가 확실하게 나누어질수록 고객의 지갑은 더 쉽게 열립니다.



대선C의 Comment


F&B 산업의 VMD 전략은 복잡하지 않아요. 사칙연산처럼 단순해요. 그러나 단순하지만, 그만큼 정교한 시각적 계산이 필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시선과 명분을 더하고(+), 노이즈와 피로도를 빼고(-), 연관 진열로 객단가를 곱하고 (×) 목적에 맞게 공간 나누기(÷) 이 네 개면 충분하죠.


"당신의 브랜드는 요즘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며(-), 어떤 비주얼로 곱하고(×), 동선을 어떻게 나누고(÷) 있나요?"


이 질문부터 던져보셔도 VMD 전략의 다음 한 수는 충분히 보일 거에요.


여러분, 이번 큐레터 어떻게 보셨나요?

좋아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 오늘 F&B 기획자의 관찰일지는 대선C(안대선)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 쉽게 푸는 F&B 전략 또 보기

카페 사장님은 카공족을 좋아할까요?

■ 스타벅스가 20년 넘게 똑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

■ 스타벅스 매장은 크고, 메가커피는 작은 이유

■ 제품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납득하게 하는 법

■ 요즘 디저트에 말차와 제로가 계속 등장하는 이유


🍀 큐레터를 구독하시면 매주 월 / 목요일 마케터에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를 보내드려요!

메가커피마케팅 스타벅스마케팅 이디야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