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브랜드 컨설팅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AI로 누구나 콘텐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 브랜드는 무엇을 남겨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래의 로직으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왜 AI시대에 페르소나(Persona)는 더욱 중요한 키워드가 될까?
① AI 덕분에 브랜드 콘텐츠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② 브랜드 메시지가 넘치는 시기 '누가 뭐라고 했는지'가 콘텐츠의 핵심이 된다.
③ 결국 '그 말을 누가 했는가'가 중요해지는 ‘캐릭터/페르소나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AI 덕분에 브랜드 콘텐츠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브랜드의 메시지와 정보가 넘칠수록,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질문을 할 거예요.
"그 말은 누가 했나요?"
과거 브랜드의 경쟁력은 메시지 생산 능력이었습니다. '누가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잘 만들어 내냐'의 싸움이었죠.
하지만 AI는 브랜드 간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잘 만든 콘텐츠'만으로 차별화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평균 이상을 만드는 시대, 차이를 만드는 것은 메시지를 넘은 '화자'입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을 말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말했는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페르소나'는 중요한 전략이 됩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떤 페르소나를 설계할 수 있을까요?
1. 직원 페르소나:
브랜드 뒤에 숨겨진 사람을 꺼내라
페르소나는 거창한 캐릭터 설정이 아닙니다. 브랜드 채널이 ‘누구의 목소리’로 말할 것인가를 정하는 일입니다. 직원 기반 페르소나의 주요 유형을 소개해 드립니다.
Type 1) 직원이 ‘기획자이자 출연자’가 되는 형태
브랜드 채널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이 곧 출연자가 되는 방식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727 스튜디오'가 대표적입니다. 직원들이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그 기획자들이 그대로 카메라 앞에 섭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직원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그동안 직원이 출연한 사례는 많았거든요. 기획한 사람이 직접 출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콘텐츠를 구상한 사람이 시청자와 대화한다는 점입니다.
이 방식이 효과적인 이유는 기획 의도를 잘 아는 사람이 직접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대본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왜 이 콘텐츠를 만들었는지",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거죠.
그동안 사실 맥락 없는 직원이 단순 출연자로 나와서 대본을 읽는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소울리스한 콘텐츠는 진정한 페르소나를 구축할 수 없습니다. 진정성 넘치는 콘텐츠만이 브랜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Type 2) 제품 맥락에 맞는 직원이 출연하는 형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맥락에 가장 적합한 직원을 내세우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기술 제품이라면 개발자가, 화장품이라면 연구원이, 식품이라면 셰프가 직접 나섭니다. 이들은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뒤에 숨은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왜 이 성분을 선택했는지", "어떤 고민 끝에 이 디자인이 나왔는지"처럼요.
소비자는 제품의 스펙만 듣는 것이 아닙니다.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합니다. AI는 제품 설명서를 완벽하게 쓸 수 있지만, 개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고민은 그 일을 직접 한 사람만이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LG전자의 '스탠바이미 Go' 제품의 개발 과정을 직원이 직접 설명했던 콘텐츠입니다. 왜 직원이 출연해야 할까요? 제품의 개발 과정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직원들이 캠핑을 떠난 이야기, 그 과정에서 스피커를 크게 키운 이야기 등은 직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코스맥스의 인스타그램도 화장품 공장의 담당자, 쿠션, 립, 선크림, 섀도우 등 제품별 연구원의 브이로그 등을 통해 제품 맥락에 맞는 콘텐츠를 직원들이 출연해 직접 전달하고 있습니다.
2. 캐릭터 페르소나:
일관성이 만드는 브랜드 자산
직원 페르소나가 '진짜 사람'의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캐릭터 페르소나는 브랜드 가치를 일관되게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사람은 변할 수 있지만, 캐릭터는 변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같은 모습으로 브랜드를 지키는 것. 그것이 캐릭터 페르소나의 힘입니다.
Type 1) 파괴적 변주로 확장하는 캐릭터 - 치킨라멘 히요코
일본 닛신식품의 '치킨라멘'에는 오랫동안 함께한 병아리 캐릭터 '히요코'가 있습니다. 노란 병아리 한 마리.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이 캐릭터는 치킨라멘 그 자체입니다.
히요코의 전략은 독특합니다. 캐릭터의 정체성은 지키되,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파괴합니다. 인형처럼 귀여웠다가, 근육질도 되었다가, 심지어 군고구마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병맛 광고의 주인공이 됩니다.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지만 '노란 병아리'라는 핵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방식이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관성과 변화를 동시에 잡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같은 캐릭터를 유지해 브랜드 자산을 쌓으면서도,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변주해 신선함을 잃지 않습니다. MZ세대가 '병맛'이라 부르는 히요코 광고를 보며 웃을 때, 그들은 동시에 치킨라멘을 기억합니다.
AI로 캐릭터를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일관되게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도, 시대마다 다른 옷을 입혀 재해석하는 건 축적된 브랜드 자산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Type 2) 브랜드 태도를 캐릭터로 만드는 전략 - 웬디스
캐릭터 페르소나는 반드시 귀여운 마스코트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브랜드 자체를 하나의 '성격 있는 인물'로 만드는 것도 강력한 캐릭터 전략입니다.
미국 웬디스는 SNS에서 브랜드를 의인화했습니다. '빨간 머리 소녀' 로고가 있지만, 웬디스의 진짜 캐릭터는 SNS 계정 그 자체입니다. '독설과 유머'라는 성격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브랜드가 마치 한 명의 친구처럼 소비자와 대화합니다.
X 계정에서는 경쟁사를 가볍게 저격하거나, 독설을 남기기도 합니다. ‘National Roast Day’를 열어 팔로워와 브랜드를 대상으로 공개 로스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기업 계정이라기보다, 하나의 성격 강한 인물처럼 행동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개별 게시물의 재미가 아닙니다. 동일한 톤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는 점입니다.
또 최근에는 치킨 텐더 신제품을 출시하며 인스타그램에 브랜드명을 'Tendy's'로 바꾸는 장난스러운 광고를 게재했습니다. 다른 브랜드가 했다면 브랜드명을 건드리는 파격적 선택이었지만, 웬디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미 웬디스는 '그럴 법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태도 기반 캐릭터의 힘입니다. 일관된 성격이 축적되면, 작은 변주도 브랜드다운 확장으로 받아들여집니다.
AI는 재치 있는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위에서 오랜 시간 쌓인 브랜드 태도와 관계 맥락까지 동시에 생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일관성은 설정값이 아니라, 시간과 선택의 축적이기 때문입니다.
AI 시대, 페르소나는 선택이 아닌 필수
모든 브랜드가 AI로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때, 차별화를 만드는 것은 '무엇을 말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말했는가'입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AI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가 아니라, "우리 브랜드는 누구의 목소리로 말할 것인가?"
스타벅스는 기획자의 목소리로 말합니다. 히요코는 파괴적 변주의 목소리로 말합니다. 웬디스는 독설과 유머의 목소리로 말합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나요?
※ 이 글의 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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